SK이노베이션 "알고 보면 우리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株"

서산 전기車 배터리 공장에
애널리스트 초대 IR행사 열기로

올 들어 주가 박스권에 갇히자
"정유株 이미지 벗어나야 재평가"
슬롯 머신 프로그램이 정유·화학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10여 명을 충남 서산으로 초대했다. 서산은 이 회사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이 있는 곳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6일 정유·화학업종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서산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공장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연다. 이 회사가 애널리스트 대상의 IR 행사를 이곳에서 여는 것은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일부 생산설비를 보여주고,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사업 현황과 전망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 같은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회사의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사업 성장 가능성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LG화학은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15.16배다. 화학업종 ‘대장주’로 경쟁사인 롯데케미칼 PER(5.32배)의 약 3배에 달한다. 화학 업황 우려로 롯데케미칼이 하반기 들어 19.39% 떨어지는 동안에도 LG화학은 4.79% 올랐다. 투자자들이 화학 업황보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소재주인 포스코켐텍과 엘앤에프의 PER도 각각 25.15배, 27.08배에 달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데도 작년 4분기 이후 주가가 18만~22만원 박스권에 갇혀 있다. PER은 정유업종 경쟁사인 에쓰오일(9.74배)과 비슷한 9.23배에 머물러 있다. LG화학은 화학주에만 머물지 않고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주로 평가받고 있는 데 비해 SK이노베이션은 여전히 정체성이 정유주에 국한돼 있어 국제 유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천수답 흐름’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측의 판단이다.회사 관계자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산업은 2025년까지 연평균 50%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거래처들이 요청하는 물량 규모가 과거보다 건당 5~10배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헝가리와 중국에 이어 다른 지역에도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2020년부터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 배터리 사업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