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키트 구해달라"…슬롯 머신 프로그램 SOS에 응답한 가스公

지난달 24일 한국가스공사에 채희봉 사장(사진)을 급히 찾는 국제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사드 셰리다 알카비 슬롯 머신 프로그램 에너지부 장관 겸 슬롯 머신 프로그램 국영 석유회사(QP) 회장이 건 전화였다. 그는 채 사장에게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매하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채 사장은 바로 움직였다. 긴급 회의를 열어 가스공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하지만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보낼 물량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채 사장과 임직원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 등을 수소문하며 물량을 대 줄 수 있는 업체를 알아봤다.가스공사는 어렵사리 진단키트 제조업체 바이오니아를 섭외할 수 있었다. 채 사장은 대전에 있는 바이오니아 본사를 직접 찾아갔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가스공사뿐 아니라 한국에 중요한 고객이니 꼭 필요한 만큼의 진단키트를 공급해 달라”고 당부했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한국 액화천연가스(LNG) 총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수입국이다. 국내 마스크 품귀 때 삼성이 나서 마스크 소재를 수입해 온 것처럼, 슬롯 머신 프로그램 국영 석유회사도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어떻게든 확보해야 하는 처지였다.

채 사장의 노력에 바이오니아는 지난 6일 슬롯 머신 프로그램국영석유회사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바이오니아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코로나19 분자진단장비 18대와 분자진단키트, 핵산추출시약 등의 제품을 수출하기로 했다. 바이오니아의 코로나19 의료용품은 늦어도 5월 말까지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공급된다.

채 사장은 “그간 슬롯 머신 프로그램와 맺어온 오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위기 대응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뿌듯하다”며 “한국 바이오업체의 우수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