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경쟁 e커머스들 "심판이 선수로 뛰나" 불만 있지만…

이베이코리아 결제액 30%가
슬롯 꽁 머니 쇼핑 통해 유입

신선식품·배송 강화하고
충성고객 확보 '차별화' 승부

슬롯 꽁 머니 쇼핑의 고속 성장을 보며 속이 타들어가는 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다. 슬롯 꽁 머니 쇼핑은 다른 e커머스업체들에 시장(플랫폼)을 제공하고 운영하면서 똑같은 사업에서 경쟁하고 있다. e커머스업체들이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슬롯 꽁 머니 쇼핑에는 4300개 인터넷 쇼핑몰이 입점돼 있다. 이 쇼핑몰들에서 파는 제품의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동시에 ‘스마트스토어’라는 오픈마켓도 운영한다. 슬롯 꽁 머니 쇼핑에 입점된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인터파크 등과 똑같은 사업이다.

그렇다고 e커머스업체들이 슬롯 꽁 머니 쇼핑에서 빠질 수는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등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결제금액의 30%가 슬롯 꽁 머니 쇼핑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탈(脫)슬롯 꽁 머니’를 시도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판매 금액의 2%였던 수수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2011년 슬롯 꽁 머니 쇼핑에서 철수했었다. 그러나 4개월 만에 백기투항했다.2013년에는 이베이코리아뿐 아니라 11번가, 인터파크까지 슬롯 꽁 머니를 떠났다. 슬롯 꽁 머니가 모바일 판매 수수료를 PC와 같은 약 2%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직후였다. 그러나 2011년 사례와 같은 이유로 다 재입점했다. 쿠팡도 2016년 슬롯 꽁 머니를 떠났지만 2018년 말 돌아왔다.

이들 e커머스업체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슬롯 꽁 머니가 아직 뛰어들지 않은 사업 부문을 강화하거나, 해당 쇼핑몰에서만 온라인 쇼핑을 하는 ‘충성 고객’을 잡는 것이다.

쿠팡은 슬롯 꽁 머니가 아직 뛰어들지 않은 신선식품과 배송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오전 10시 이전에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최근엔 패션 전문관 ‘C.에비뉴’를 열고 패션 사업에 본격 뛰어들며 상품군도 넓히고 있다.이베이코리아는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통해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섰다. 스마일클럽은 연 3만원을 내고 가입하면 3만5000원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올 들어 회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11번가는 ‘동영상 커머스’를 무기로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판매 제품 설명과 고객 후기 모두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