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슬롯 꽁 머니에 ‘빨간 필름’ 붙이니…"몰카 여기있네"

주말 왁자지껄
화장실 이용자가 불법슬롯 꽁 머니 간이점검카드의 사용법을 읽고 있다. 성북경찰서 제공
최근 서울 여의도 KBS 건물 내 여자화장실에서 슬롯 꽁 머니 카메라가 발견돼 논란인 가운데 슬롯 꽁 머니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은 계속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슬롯 꽁 머니 카메라를 간단하게 찾을 수 있는 카드를 공중화장실 등에 배포하고 있다.

20일 성북경찰서는 주요 다중이용시설 총 60곳(150개소)을 선정해 불법슬롯 꽁 머니 간이점검카드를 오는 8월까지 3개월간 시범 부착한다고 밝혔다. 국민대·고려대·성신여대 등 대학교, 안암 고려대학병원, 고대역‧성신여대역‧한성대역 등 지하철역, 성신여대역 주변 상가 내 화장실·탈의실·샤워실에 카드를 넣은 아크릴 케이스와 카드 사용법이 쓰인 스티커가 부착된다.비치되는 카드는 신용카드 크기(54mmx86mm)에 셀로판지 재질이다. 이름은 ‘몰가드’다. 스마트폰 슬롯 꽁 머니 뒤에 부착한 뒤, 스마트폰 슬롯 꽁 머니 앱을 열어 플래시를 켜고 동영상 촬영 모드로 의심되는 장소를 비추면 된다. 비췄을 때 반짝이는 물체가 슬롯 꽁 머니일 가능성이 높다. 고가의 장비처럼 어디에 슬롯 꽁 머니가 있는지 주파수를 추적하는 기능은 없지만 간편하게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신용카드 크기의 불법슬롯 꽁 머니 간이점검카드 '몰가드'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슬롯 꽁 머니 탐지기는 가격이 비싸 개인이 갖고 다니기 어렵다”며 “셀프 탐지 카드는 누구나 쉽게 언제든지 점검이 가능해 공중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여성의 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송다미 국민대 총학생회장은 “최근에 슬롯 꽁 머니 관련한 사건이 많아 ‘불안하다’는 학내 여론이 있었다”며 “간이점검카드를 설치해달라는 학생들의 요청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한편 슬롯 꽁 머니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 KBS에서는 공채 출신 개그맨 A씨가 서울 여의도 KBS본사 연구동 건물 여자화장실에 슬롯 꽁 머니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지난달 29일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산하기관 소속 공무원이 슬롯 꽁 머니 카메라를 설치했다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는 총 5925건이다. 하루에 약 16건 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이중 불법 촬영·유포로 인한 검거 인원은 5497명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슬롯 꽁 머니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체 피의자 중 약 96.6%(5309명)는 남성이었다. 여성 피의자는 188명으로 전체 약 3.4%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