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6개월에 멈춰버린 공연산업…소극장부터 무너진다

슬롯 꽁 머니 6개월 [BC+AC] 3편

▽ 관객 몰아내고 무대 꿰찬 슬롯 꽁 머니
▽ 슬롯 꽁 머니로 상반기 공연 매출 '급감'
▽ 슬롯 꽁 머니 취소율 1월 30% → 5월 70% ↑
▽ 상반기 피해액 1500억 가까이 추산
▽ 재확산하면…성수기인 하반기 더 피해
[편집자 주] 7월 20일은 국내에 첫 신종 슬롯 꽁 머니바이러스(슬롯 꽁 머니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6개월째 되는 날입니다. 6개월 간 전염병과 사투를 벌인 한국 사회는 유례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늘상 마주했던 일상 속 풍경 상당수가 소리없이 사라지고 해체되고 있습니다. 슬롯 꽁 머니 사태 이전(Before Corona, BC)과 이후(After Corona, AC) 6개월 너무나 빨리 변해버린 일상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 신종 슬롯 꽁 머니바이러스 감염증(슬롯 꽁 머니19) 확산 방지를 위한 출입문 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후 골목마다 소극장이 숨어있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 거리는 유독 썰렁했다.평일 오후 5시·8시께 상영을 앞둔 소극장 앞. 예년이면 떠들석한 여름밤 대학로 분위기로, 소극장 공연표를 사려는 연극팬들로 북적이던 길목이지만 슬롯 꽁 머니 사태 6개월만에 자취를 감췄다. 신종 슬롯 꽁 머니바이러스 감염증(슬롯 꽁 머니19) 우려로 관객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대학생 임지연(가명)씨는 "코믹극을 관람했는데 관객 수가 한자릿 수에 그쳐 마음이 아팠다"며 "슬롯 꽁 머니19 이후 관객이 부쩍 줄어 인기 뮤지컬 '김종욱 찾기' 등도 스무명이 채 안되는 관객이 본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사람의 발길이 줄면서 대학로 상권도 빈사 상태에 빠졌다. 목 좋은 골목 곳곳 가게 유리창에 '임대' 공고가 붙었다. 슬롯 꽁 머니19 사태 장기화 속 안그래도 형편이 어렵던 공연계는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안그래도 좁은 소극장, 따닥따닥 붙어앉아야하는 좁은 좌석들. 대학로 소극장 무대엔 슬롯 꽁 머니의 그림자가 6개월째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상반기 슬롯 꽁 머니계 '보릿고개'…매출 970억 그쳐

21일 오후 서울 혜화동 대학로 좋은슬롯 꽁 머니안내센터에 방문객이 없어 한산한 분위기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올 상반기 슬롯 꽁 머니계 매출은 96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24일 슬롯 꽁 머니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연계 전체 매출은 96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1916억원)에 비해 49.4% 감소했다. 그나마 코로나19가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1~2월 실적이 상반기 전체 매출의 3분의 2(64.8%)를 차지했다.

문화예술 행사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해도 코로나19 여파는 뚜렷했다. 공연 취소 혹은 축소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전체 공연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8387건에서 2471건으로 70.54% 축소됐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슬롯 꽁 머니의 본격적인 집계가 이뤄지기 전인 만큼 상반기와는 비교가 어려웠지만 상반기보다도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윤우 한국소극장협회 사무국장은 "1월 20일 국내 첫 슬롯 꽁 머니19 확진자가 나온 직후 어린이·청소년 공연부터 줄줄이 취소돼 취소율이 30% 수준으로 뛰었다"며 "이후 점차 심각해져 5월까지는 소극장 공연 취소율이 70%가 넘었다"고 토로했다.
슬롯 꽁 머니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96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 1916억원에 비해 49.4% 감소했다. 자료=슬롯 꽁 머니 제공
실제 주요 온라인 예매처 중 한 곳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해당 사이트의 뮤지컬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급감했다. 월별로 2월부터 매출이 급감해 4월을 바닥으로 다소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동현 인터파크 슬롯 꽁 머니컨설팅팀장은 "5월부터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됐고, 이후 전월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며 미약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관객들이 심리적으로 얼어붙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6개월 피해 1500억 추산…하반기 더 어렵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슬롯 꽁 머니19로 인해 대학로 공연업계를 비롯한 문화예술 분야의 매출 피해는 상반기에만 1500억원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슬롯 꽁 머니19가 문화예술 분야에 미친 영향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슬롯 꽁 머니19로 공연예술 분야에서 823억원, 시각예술 분야에서 666억원 등 총 1489억원의 매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2017~2018년 문예연감 예술활동현황 자료와 2019~2020년 문화예술 분야 신용카드 지출액 자료를 활용해 상반기 취소된 공연과 전시 건수를 각각 6457건과 1525건으로 추정했다. 슬롯 꽁 머니과 미술시장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공연과 전시의 건당 평균 매출을 각각 2030만원, 1370만원으로 산정해 취소건수를 곱해 전체 피해액을 추산했다.

슬롯 꽁 머니19로 인한 고용피해도 막대하다. 공영예술분야 305억원, 시각예술분야 34억원으로 약 339억원의 고용피해(인건비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연업계에서는 5~6월로 접어들면서 감소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예년수준의 만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문제는 슬롯 꽁 머니19 재확산 우려가 잦아들고 있지 않아 문화예술 행사 성수기로 접어드는 하반기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닫혀 있던 슬롯 꽁 머니장들이 좌석 간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지키며 열리고 있지만 분위기가 예년같지 않다. 소극장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반복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들어차는 팬덤을 갖춘 뮤지컬마저도 거리두기 조치로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현 팀장은 "올해 연말 성수기가 예년과 같은 분위기를 나타내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최근 슬롯 꽁 머니19 재확산과 함께 가을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설이 돌고 있는 만큼 관건은 추가 확산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혜화동 대학로 한 소극장 앞에 운영이 끝난 매표소가 비어 있는 모습.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은 창작 활동 지원금 중심으로 조성되다보니 상대적으로 영세한 예술단체들은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활동할 기회와 장을 제공하고 인건비·활동비를 우선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통상 활동 지원금의 조건은 비대면 콘텐츠 등 통한 작품 활동이 선결 조건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소규모 예술단체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위원은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영상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제작 비용이 소요되는데 영세한 예술단체의 경우 이러한 제작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디지털 격차의 심화로 취약계층의 문화접근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사업을 바탕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 슬롯 꽁 머니19 사태 이후 관객들의 발걸음을 다시 끌어오겠다는 방침이다.

김관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은 "슬롯 꽁 머니19 사태로 인해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각 극단이 지침을 지키며 긴밀하게 예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만큼 반대로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그는 영국의 록 밴드 퀸의 노래 제목 'Show must go on'을 인용하며 "그래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