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깡' 열풍 탄 슬롯 꽁 머니 月 100억 고지 올랐다

농심깡 과자 4종 월매출 100억 '사상최대'
슬롯 꽁 머니, 튀기지 않고 소금에 구워 인기
‘1일 1깡’이라는 유행어를 낳은 가수 비의 노래 ‘깡’은 올해 히트작으로 꼽힌다. 깡이라는 노래가 유행하자 자연스럽게 과자 ‘슬롯 꽁 머니’으로 패러디하는 영상이 돌기 시작했다. 슬롯 꽁 머니의 제조사인 농심은 발빠르게 가수 비를 슬롯 꽁 머니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슬롯 꽁 머니 챌린지’를 기획하고 방송 프로그램에 간접광고(PPL)도 진행했다.

활발한 마케팅 덕분에 슬롯 꽁 머니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농심이 비와 함께 촬영한 슬롯 꽁 머니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한 달 만에 조회 수 200만 건을 넘어섰다. 댓글도 2300여 개가 달렸다. 소비자들은 “광고 보다가 슬롯 꽁 머니이 너무 먹고 싶어서 사러 나왔다”, “오랜만에 깡 4종을 ‘싹쓸이’했는데 먹어보니 이만한 과자가 없다”, “직접 검색해서 본 광고는 이번이 처음”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깡 열풍 타고 매출도 급증

온라인에서의 인기는 매출로 이어졌다. 농심의 슬롯 꽁 머니과 고구마깡, 감자깡, 양파깡 4종의 7월 한 달 매출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깡 스낵 출시 이후 최대 기록이다.

농심의 깡 스낵은 1971년 슬롯 꽁 머니을 시작으로 1972년 감자깡, 1973년 양파깡과 고구마깡으로 이어졌다. 40여 년 역사의 장수 브랜드다. 깡 스낵은 새우, 감자 등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잘 살려 중독성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대표 제품인 슬롯 꽁 머니은 생새우를 튀기지 않고 소금에 구워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기는 ‘국민 스낵’으로 자리잡았다. 1970~1980년대 슬롯 꽁 머니을 즐겨먹던 어린이는 이제 부모가 돼 자녀와 함께 슬롯 꽁 머니을 즐긴다. 슬롯 꽁 머니은 국민스낵, 국민안주, 국민먹거리로도 불린다. 내년 출시 50주년을 앞둔 슬롯 꽁 머니은 매년 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농심은 슬롯 꽁 머니의 인기 비결로 △진짜 새우를 넣은 점 △기름에 튀기지 않고 소금에 구운 점 △국내 최초 스낵이라는 점을 꼽는다. 슬롯 꽁 머니은 한국인들이 고소한 새우 소금구이를 좋아한다는 데 착안해 개발했다. 고소하고 짭짤한 맛을 살리기 위해 실제 새우를 갈아넣었다. 슬롯 꽁 머니 한 봉지(90g)에는 5~7㎝ 크기의 새우 4~5마리가 들어간다.

슬롯 꽁 머니은 일반적인 과자와 달리 가열한 소금에 굽는다. 최적의 새우 맛을 살리기 위해, 또 고소하고 짭짤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기름지지 않은 과자, 적당히 부풀어 올라 바삭한 과자를 완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슬롯 꽁 머니은 국내 최초 스낵이다. 슬롯 꽁 머니이 출시된 1971년엔 제과업체들이 비스킷과 사탕, 건빵 등을 주로 생산했다. 스낵이란 제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농심은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스낵을 개발하기 위해 1년여간 연구했다. 슬롯 꽁 머니 개발 과정에서 사용한 밀가루 양만 4.5t 트럭 80여 대분에 달한다.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온도가 적절치 않아 수없이 태우는 등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입에 넣고 깨물었을 때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실험도 수백 번을 거쳤다.

‘슬롯 꽁 머니’ 브랜드의 유래

최근 화제가 된 ‘슬롯 꽁 머니’이란 브랜드명은 개발 당시 신춘호 농심 사장의 어린 딸이 ‘아리랑’ 노래를 ’아리깡~ 아리깡’이라고 부른 데서 힌트를 얻었다. 그때 제품명 후보로 나왔던 이름 중에는 새우스낵, 새우튀밥, 새우빵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신 사장은 “슬롯 꽁 머니이 입에 착 붙는다”며 슬롯 꽁 머니을 택했다.

국내 첫 스낵 슬롯 꽁 머니은 생산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당시 서울 대방동 공장에는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첫해 생산량은 20만6000박스였다. 이듬해엔 20배가 넘는 425만 박스를 생산했다.

농심은 10여 차례 슬롯 꽁 머니 패키지 디자인을 바꿨다. 최근엔 새우를 상징하는 주황색과 고급스러워 보이는 금색 배경은 그대로 유지하되 새우 이미지를 더 큼직하고 먹음직스럽게 바꿨다. 또 ‘튀기지 않고 구워 만든 스낵’이라는 문구를 앞면에 새겨넣어 담백한 맛을 강조했다. 포장지 디자인을 바꾼 건 6년 만이다.농심 관계자는 “조만간 고객들이 슬롯 꽁 머니 챌린지 공모전에 응모한 아이디어로 제작한 광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