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슬롯 꽁 머니' 3년 만에 100만개 밑으로…신기술 인재 20만명 키운다

2023년 예산안
슬롯 꽁 머니·투자

직접슬롯 꽁 머니 103만개→98만개
직업훈련 등 민간은 재정 늘려
고용시장 착시·방만 재정 차단

반도체 인력공급 2만6000명으로
원전 수출·일감 창출 지원 확대
R&D예산은 사상 첫 30조 돌파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 수십 명이 쓰레기를 줍거나 화단을 정리하는 모습은 최근 몇 년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드는 ‘직접슬롯 꽁 머니’ 사업을 집중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직접슬롯 꽁 머니는 비효율적인 ‘세금 슬롯 꽁 머니’로 불리며 고용 착시와 방만 재정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집권 후 처음 짜는 내년 예산안에 슬롯 꽁 머니 정책 기조를 민간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았다. 직접슬롯 꽁 머니 수를 4년 만에 100만 개 밑으로 줄이고 민간 투자를 확대해 신기술 인재 20만 명을 육성하기로 했다.

직접슬롯 꽁 머니 4만7000개 줄인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23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도 직접슬롯 꽁 머니 사업에 3조1177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98만3000개의 슬롯 꽁 머니가 마련된다. 올해와 비교해 예산(3조2095억원)과 슬롯 꽁 머니(103만 개) 모두 줄었다. 정부가 공급하는 직접슬롯 꽁 머니 규모가 100만 개 밑으로 내려간 건 2020년(94만5000개) 후 3년 만이다.

분야별로 보면 내년 노인 슬롯 꽁 머니는 2만3000개 줄어든 82만2000개로 운영된다. 지역방역 슬롯 꽁 머니가 7000개, 아동안전지킴이 슬롯 꽁 머니는 1만2000개 감소한다.

정부는 직접슬롯 꽁 머니 공급을 줄이는 대신 민간의 고용을 유도하는 데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첨단산업과 국가기간전략산업 직업훈련에 작년보다 3000억원 늘어난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직업훈련 규모를 2만8000명에서 3만6000명으로 늘리고, 폴리텍대 첨단산업학과 등 25개 학과를 신설·개편한다. 신산업인 플랫폼 종사자 특화 훈련도 20만 명 규모로 시행하기로 했다.노인 슬롯 꽁 머니와 관련해선 민간 서비스형 고용을 3만8000명 늘려 직접슬롯 꽁 머니 감소분(2만3000명)을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이 고령자를 고용하면 지급하는 ‘고령자 고용장려금’은 지원 대상 규모를 9000명에서 6만1000명으로 대폭 확대한다.

반도체 육성에 1조원 투입

미래 전략 산업 육성과 연구개발(R&D) 투자는 대폭 늘리기로 했다. 반도체산업에 1조원을 집중 투자한다.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등을 통해 인력 공급 규모를 1만5000명에서 2만6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 제품 개발, 실증 인프라 구축 등 사업화 지원에는 1700억원을 투입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위축된 원자력 분야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핵심 기술 사업화, 방폐장 건설 등을 통한 슬롯 꽁 머니 창출 지원에 483억원, 체코·폴란드 등 원전 수출을 위해 22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양자·우주 등 유망 분야 혁신 인재 양성 규모는 16만2000명에서 20만3000명으로 늘린다.

R&D에 30조7000억원 투입

R&D에는 내년 30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29조8000억원) 대비 3.0%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었다.

세부 내용을 보면 R&D 고도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는 7대 핵심 전략 기술과 6대 미개척 분야를 선정해 5조원가량을 투자한다. 7대 핵심 전략 기술은 반도체·5세대(5G) 통신·미래 모빌리티·우주·첨단바이오·2차전지·인공지능(AI)으로 정했다. 정부는 이 분야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완전자율주행, 국가 거점 우주항공 인프라, AI 기술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핵융합 등 미래 에너지·난치병·식량 위기·로봇·하이퍼루프·그외 우수기초연구 등 6대 미개척 분야에는 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