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맞아 할인율 늘렸는데…슬롯 무료 사이트 딜레마 빠진 지자체들

전날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에서 슬롯 무료 사이트에 투입될 국비가 '0원'으로 확정되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슬롯 무료 사이트 인센티브(할인율)를 10%로 높여 판매하는 기초지자체들이 적지않은 가운데 당장 내년에 사업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31일 경기도청에서 ‘도정 열린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내년 슬롯 무료 사이트 국비를 없앤 것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슬롯 무료 사이트가 소상공인의 매출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왔다”면서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슬롯 무료 사이트는 전국 230여개 지자체가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종이 형태, 혹은 전자화폐 형태로 구매 시 현금 이상의 슬롯 무료 사이트를 얹어주거나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일정 비율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각 지자체는 슬롯 무료 사이트 가맹점에 매출액 기준 등을 둬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될 수 있게 유도해왔다.

정부는 작년 1조522억원이던 슬롯 무료 사이트 국비 예산을 올해 6050억원으로 줄였고, 내년엔 완전 삭감키로 했다. 지자체의 슬롯 무료 사이트 인센티브 비용은 약 절반가량의 국비와 광역자치단체비 및 시군구비 절반으로 충당돼왔다. 국비가 축소되면 현재 6% 수준인 슬롯 무료 사이트 인센티브 비율을 유지할 수 없고 이렇게 되면 소비자의 사용 유인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김 지사가 강하게 유감을 나타낸 건 경기도 산하 31개 시·군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슬롯 무료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올해 계획한 슬롯 무료 사이트 발행액은 약 5조원으로 전국 발행 물량의 17조5000억원의 약 28%에 달한다.최근 추석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은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할인율을 10%까지 상향한 슬롯 무료 사이트를 판매해왔다. 경기 성남시, 서울시, 제주시, 인천(동구), 철원군, 나주시 등이 종이 형태의 지역사랑상품권을 10% 할인해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10%까지 높여 판매한 바 있다.

내년도 정부 사라지게 되면 슬롯 무료 사이트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지자체가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경기도 일부 지자체와 인천광역시 등이 예산 부족으로 할인율을 축소한 바 있고, 인천·대전광역시에선 6·1지방선거 이후 당선된 새 단체장이 슬롯 무료 사이트 축소를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 예산안의 국회 심의와 통과 때 예산이 부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 지사는 “정부가 이번에 슬롯 무료 사이트 예산 과목조차 없애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며 “국회의원들이 슬롯 무료 사이트의 취지에 공감해 예산을 반영하도록 나서달라”고 말했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