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주식 순매수액 10분의 1로 '뚝'…슬롯 꽁 머니에 돈 몰렸다

개인들 주식·ETF 슬롯 꽁 머니액, 연초 대비 확 줄어
대신 슬롯 꽁 머니으로 돈 몰렸다…10배 증가

"슬롯 꽁 머니도 주식투자하듯…분산투자 중요"

개인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연초 대비 10분의 1토막이 났다. 대신 슬롯 꽁 머니의 순매수 규모가 10배로 불었다. 계속된 금리 인상세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움직임을 이어가자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발길을 끊고 슬롯 꽁 머니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이른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슬롯 꽁 머니도 시점을 나눠서 투자해 위험을 최소화할 것을 강조했다.

10일 신한자산운용이 집계한 개인투자자 자산별 슬롯 꽁 머니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개인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사들인 주식 규모는 7431억원이었다. 슬롯 꽁 머니액 7조2037억원을 기록했던 올 1월과 비교하면 10분의 1토막 수준까지 밀린 것이다.상장지수펀드(ETF) 슬롯 꽁 머니액 역시 1월 1조2540억원에서 8월 마이너스(-)167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개인은 ETF에 대해 지난 7월 올해 첫 월간 순매도로 전환한 뒤 두 달째 순매도세를 유지했다.

개인들의 슬롯 꽁 머니 순매수액은 오히려 10배가량 늘었다. 개인의 슬롯 꽁 머니 순매수 규모는 지난 1월 3283억원에서 8월엔 3조2388억원으로 불어났다. 주식과 ETF에서 빠져나간 뭉칫돈의 일부가 슬롯 꽁 머니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슬롯 꽁 머니으로 뭉칫돈을 옮겨 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매매 동향에서 엿보인다.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락가락한 매매 패턴을 보였다. 올해 1월 개인은 주식 4조3878억원을 슬롯 꽁 머니했지만 2월 1조7969억원으로 매수 규모를 확 줄였다. 3월과 4월엔 다시 6조원대 규모로 사들였지만 5월 들어선 오히려 1조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6월 다시 기조를 바꿔 4조5223억원 슬롯 꽁 머니했지만 7월 들어선 9061억원 순매도했다. 8월은 1385억원 슬롯 꽁 머니를 기록했다. 증시에 뚜렷한 상승동력(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슬롯 꽁 머니은 일종의 차용증서다. 발행 주체인 국가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통상 슬롯 꽁 머니은 금리 인하기에 강세를 나타낸다.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고 매도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금리인상기인 최근 슬롯 꽁 머니이 주목 받는 것은 한껏 높아진 슬롯 꽁 머니 금리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가 각각 3, 4% 수준까지 상승했다. 단기 슬롯 꽁 머니을 사두고 만기까지 보유하기만 해도 연 4%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슬롯 꽁 머니도 주식투자하듯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자산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투자 시점을 분산해 투자를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미다.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은 "분할 매수 원칙은 위험자산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면 기회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분할 매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슬롯 꽁 머니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회사의 신용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슬롯 꽁 머니 만기일의 경우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가능한 맞추는 것이 좋다. 슬롯 꽁 머니금리 상승 효과와 변동성 회피 효과를 누리고자 한다면 1년 이하 단기채나 5년 이하 중기채 매수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