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슬롯 머신 프로그램도 하자 책임 물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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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슬롯 머신 프로그램 담은 민법개정안 입법예고앞으로는 디지털 슬롯 머신 프로그램도 물건처럼 하자가 생기면 이를 제공한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슬롯 머신 프로그램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제공해야 하는 의무 등이 민법에 포함돼서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 있으면 이용자가 시정 청구 가능
대금 감액·계약 해지도 요구할 수 있어
법무부는 1일 디지털 콘텐츠 및 관련 서비스에 관한 거래를 규율하는 내용(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약관을 통해 규율했던 디지털 콘텐츠 거래를 민법에 포함시킨 것이다. 법무부는 내년 1월 10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취합한 뒤 개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디지털 슬롯 머신 프로그램 제공자는 계약 또는 거래 관념상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기능과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하자가 있으면 이용자가 제공자에게 하자를 시정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제공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하면 슬롯 머신 프로그램 이용대금 감액이나 이용 계약 해제·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제공자가 하자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기간(하자담보책임 존속기간)은 2년으로 정해졌다. 현재 민법상 물건에 대한 하자담보책임 존속기간(1년)보다 1년 더 길다.이번 개정안에는 제공자가 계약 기간 중 슬롯 머신 프로그램나 서비스의 내용을 합리적 범위에서 변경해 제공할 수 있는 권리(변경권)를 갖는다는 내용도 신설됐다. 기술 혁신 등으로 슬롯 머신 프로그램 내용이 개선될 가능성을 반영하자는 취지다. 제공자는 △이용자와 계약을 맺을 때 변경 가능성을 유보하고 △변경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변경 전 상당 기간 동안 이용자에게 변경 내용과 취지를 통지해야 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적 자치의 기본법인 민법에 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고 거래의 편의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