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슬롯 머신 연2%대 하락…저축은행도 '뚝'

종착역 보이는 '역머니무브'

부산銀 정기예금 연2.75%
전북은행도 최대 1.5%P 내려
은행채 슬롯 머신 지속하락 영향
5대銀 예금잔액 한달새 6조↓

저축銀 평균 슬롯 머신도 하락
한달 새 1%P 내려 연4.17%
은행의 수신 슬롯 머신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연 2%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까지 등장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은행권에선 연 5%대 예금 상품이 판매됐는데, 시장 슬롯 머신가 낮아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슬롯 머신도 연 4%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수신 슬롯 머신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에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끝나간다는 진단도 나온다.

은행 슬롯 머신 연 2%대로 ‘추락’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주 1년 만기 ‘라이브(LIVE) 정기예금’의 최고 슬롯 머신를 연 2.75%로 하향 조정했다. 이 상품은 지난달 평균 연 5.03%의 슬롯 머신를 줬다. ‘저탄소실천예금’과 ‘BNK내맘대로 예금’ 슬롯 머신도 연 2.85%, 연 2.65%로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내렸다.

전북은행은 지난 9일 6개 예·적금 상품 슬롯 머신를 최대 1.5%포인트 낮췄다.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은 ‘JB카드재테크적금’으로 기본 슬롯 머신가 연 2.5%에서 연 1.0%로 떨어졌다. ‘JB 1·2·3 정기예금’과 ‘JB다이렉트 예금’ 기본 슬롯 머신도 연 3.4%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수신 슬롯 머신가 떨어지는 것은 예금슬롯 머신 산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슬롯 머신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1년물 슬롯 머신는 지난해 말 연 4%대 후반(연 4.738~4.779%)에서 이달 10일 연 3%대 중반(연 3.598~3.635%)으로 하락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슬롯 머신가 정점에 왔다는 인식이 선반영돼 시장슬롯 머신가 내려가면서 예금슬롯 머신도 덩달아 하락하는 분위기”라고 했다.예금슬롯 머신가 떨어지면서 은행에 쏠렸던 시중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전월(818조4366억원)보다 6조1866억원 감소했다. 예금 잔액은 지난해 증가세를 이어가며 11월(827조2986억원)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 예금슬롯 머신도 하락

최고 연 6%를 웃돌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슬롯 머신도 한 달 만에 연 4%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시중은행이 예금슬롯 머신를 내리면서 유동성 이탈에 시달렸던 저축은행도 작년에 바짝 끌어올린 예금슬롯 머신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슬롯 머신는 한 달 새 1%포인트 내린 연 4.17%로 집계됐다. 슬롯 머신가 정점에 달했던 작년 11월 말(연 5.53%) 후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정기예금 슬롯 머신를 0.3%포인트 낮춘 데 이어 19일 0.4%포인트 더 내렸다.2위인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6일(연 5.3%→4.3%)에 이어 30일 연 4.1%로 재차 인하했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앱 전용 상품인 ‘뱅뱅뱅 정기예금’ 슬롯 머신를 최근 3주 사이 연 5.1%에서 연 3.9%로 대폭 끌어내렸다. 작년 10월 다올저축은행이 판매한 최고 연 6.8%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으로 내려갔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수시입출식 파킹통장의 슬롯 머신 하락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말 증시가 소폭 반등하자 대기성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저축은행 입장에선 더 이상 높은 슬롯 머신를 유지할 요인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14일부터 파킹통장인 머니쪼개기 예금슬롯 머신를 연 4.1%에서 연 3.6%로 인하한다. OK저축은행도 지난달 26일 ‘e중도해지OK정기예금369’ 슬롯 머신를 연 4.8%에서 연 3.3%로 대폭 내렸다.

이소현/박진우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