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슬롯 머신 일러스트 있어 뇌물 못 받아"…유동규 "가짜 카메라인 걸 알면서"

위례·대장동 특혜 첫 재판
시청서 3000만원 수수 진위 공방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의 첫 번째 재판에서 성남시청 내 정씨 사무실에 있던 슬롯 머신 일러스트 작동의 진위를 놓고 다툼을 벌였다. 정씨 측은 “슬롯 머신 일러스트가 설치된 시청 사무실에서 금품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그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가짜”라고 반박했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공소사실 전체를 무죄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428억원을 나누기로 한 혐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 △민간업자에게 비공개 자료를 유출해 210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 △유 전 본부장 슬롯 머신 일러스트 압수수색 직전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변호인은 검찰의 기소내용에 반박했다. 특히 정 전 실장이 슬롯 머신 일러스트 정책비서관이던 2013∼2014년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당시 사무실은 구조상 뇌물 제공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성남시청에는 이재명 시장이 뇌물을 가져오는 사람을 막기 위해 소리까지 녹음되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를 설치했기 때문에 뇌물을 받을 수 없었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성남시청 비서실 안에 슬롯 머신 일러스트가 있다는데, 그 슬롯 머신 일러스트는 가짜”라며 “변호인의 슬롯 머신 일러스트 관련 주장은 이미 정씨의 영장 심사와 구속적부심에서 다 탄핵했고, 그 결과 정씨가 구속됐다”고 반박했다. 유씨도 오전 재판 직후 기자들에게 “당시 시장도, 정씨도 (슬롯 머신 일러스트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번 재판에 증거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