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년 영업비밀 털렸다…중국에 슬롯 꽁 머니 통째로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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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꽁 머니·SK하이닉스 前 임원삼성전자 슬롯 꽁 머니 설계자료를 몰래 빼와 중국에 ‘복제판 공장’을 지으려던 일당이 한꺼번에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전자 전직 임원이 주도한 이번 범행으로만 최대 수조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슬롯 꽁 머니업체 차려 인력 대거 영입
중국 시안에 슬롯 꽁 머니 공장 복제 시도
설계도·공정배치도 등 빼내 활용
수원지검, 범행 주도한 7명 기소
“최소 3000억, 최대 수조원 피해”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진성)는 12일 슬롯 꽁 머니 상무, SK하이닉스 부사장 출신인 A씨를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범행에 가담한 공범 6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A씨는 슬롯 꽁 머니에서 18년, SK하이닉스에서 10년 동안 임원으로 재직한 반도체분야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2015년 중국 청두시의 자본 약 4600억원을 끌어와 중국업체 B사를 세우고, 대만 전자제품업체 C사로부터 8조원대 투자를 약정받아 싱가포르에 반도체업체 D사를 설립했다. 그 후 고액 연봉을 내세워 슬롯 꽁 머니와 SK하이닉스 출신 반도체 인력 200여명을 D사로 영입했다.회사 자본과 인력 확보를 마무리한 A씨는 2018년 중국 시안에 삼성전자 슬롯 꽁 머니 복제판을 짓는 작업에 돌입했다. 그 해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 슬롯 꽁 머니의 △설계도면 △클린룸 조성조건(BED·베이직 엔지니어링 데이터) △공정배치도 등을 몰래 획득해 생산기지 건설에 무단으로 활용했다. D사 임직원들도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설계자료는 삼성전자가 3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영업비밀이다.
검찰은 이 자료의 가치가 최소 3000억원, 최대 수조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설계도면 작성비용만 최소 1428억원, 최적의 공정배치도 도출비용은 최소 1360억원, BED 기술 개발비용은 최소 124억원으로 추산했다. 특히 공정배치도와 BED는 3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낸드플래시 제조기술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수원지검 관계자는 “단편적인 기술 유출이 아니라 슬롯 꽁 머니을 통째로 복제해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양산을 시도했다”며 “국내 반도체산업 근간을 흔들어 경제안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생존을 위협하고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는 영업비밀 및 국가핵심기술 침해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