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 일러스트 '中企 제외' 2주만에 재지정…법원 "유예기간 적용으로 봐야"

판결 인사이드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에서 제외된 지 2주 만에 다시 기준을 충족해 정부로부터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임을 인정받았지만, 기준에서 벗어난 그 기간은 유예 제도를 적용받아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으로 분류됐다고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건강기능식품 유통회사인 A사가 중소벤처슬롯 머신 일러스트부를 상대로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 부적합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2012년 설립된 A사는 2017년 12월 기준 직전 3년간(2014~2016년) 모회사 출자비율만큼의 매출 평균치(1170억원)가 현행법상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으로 인정되는 상한선인 1000억원을 넘겼다. 이에 따라 2018년 4월 1일부터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으로 분류되지 않게 됐다. A사가 같은 달 17일 다른 투자자를 상대로 신주를 발행하며 모회사 지분율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모회사 출자비율을 바탕으로 재산정한 매출 평균치가 10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A사는 이를 근거로 중기부로부터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A사는 그 후 꾸준히 몸집을 키워 2021년 12월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이 회사는 중기부에 “유예기간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중기부는 “2018년에 이미 유예받았다”며 A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기본법은 슬롯 머신 일러스트 규모가 커져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에 해당하지 않게 되더라도 한 차례에 한정해 그다음 3년간은 중소슬롯 머신 일러스트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A사는 이에 반발해 “2018년 유예는 모회사 지분 변동 전까지 약 2주간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뿐”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예기간의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유예가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