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매력도 떨어져"…원금손실 위험에 줄어드는 슬롯 꽁 머니 발행액

주가연계증권(슬롯 꽁 머니) 월별 발행액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슬롯 꽁 머니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어서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슬롯 꽁 머니 발행액은 2조1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슬롯 꽁 머니 발행규모는 지난 2월 2조3928억원으로 2조원대를 넘긴 이후 4월 3조6778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5월 2조9133억원, 6월 2조6155억원, 7월 2조2626억원으로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반면 투자자가 슬롯 꽁 머니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중도상환 규모는 최근 급격히 늘어났다.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월별 중도상환 규모는 120억~14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7월 197억원, 8월 527억원으로 급증했다. 주가 수준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감수하고 슬롯 꽁 머니에서 돈을 빼낸 것이다.

올 들어 증시가 반등하면서 슬롯 꽁 머니 조기상환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슬롯 꽁 머니 조기상환 규모는 23조7398억원으로 지난해 1~8월(10조4145)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슬롯 꽁 머니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월 초 연 3.34% 수준이었으나 전날 기준 연 3.76%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신용등급 AA- 기준 연 4.07%에서 4.52%로 올랐다. 슬롯 꽁 머니 투자수익률은 최근 연 7~8% 수준으로 채권 대비 높은 편이지만 향후 국내외 증시가 하락할 경우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도 열려있다.2021년 발행된 홍콩 H지수 기반 슬롯 꽁 머니에서 원금손실 우려가 커진 점도 투자 심리가 꺾인 원인으로 꼽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1년 2월 발행한 H지수 기반 슬롯 꽁 머니 가운데 52%가 이미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3월(49%), 4월(47%), 5월(37%) 발행 슬롯 꽁 머니도 다수가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형성하면서 채권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반면 슬롯 꽁 머니는 내년 만기 상환이 예정된 홍콩 H지수 기반 슬롯 꽁 머니들이 다수 원금손실이 예상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