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보스 코로나로 떠난 바리톤 빈자리 채워 서울 오는 '팝페라 어벤저스'
입력
수정
지면A32
인터뷰 - 남성 4인조 '일 슬롯사이트 보스'하늘이 내린 목소리라는 뜻의 ‘일 슬롯사이트 보스(Il Divo)’는 2004년 결성된 남성 4인조 팝페라 그룹이다. 글로벌 오디션으로 선발한 데이비드 밀러(미국), 세바스티앙 이장바르(프랑스), 우르스 뷜러(스위스) 세 명의 테너와 바리톤 카를로스 마린(스페인) 등 4개국 음악가 네 명이 멤버다. 그동안 내놓은 10장의 스튜디오 앨범이 전 세계에서 3000만 장 이상 팔리며 크로스오버 음악 시장을 개척한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다음달 하순 7년 만에 내한 공연
"슬롯사이트 보스 팬은 세계서 가장 열정적
일 슬롯사이트 보스만의 에너지 전할 것"
그런 일 슬롯사이트 보스에 절망의 순간이 찾아왔다. 바리톤 카를로스 마린이 2021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을 거두면서다. 일 슬롯사이트 보스가 슬픔을 추스르고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21일과 22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어 뉴 데이 투어’ 공연을 한다. 지난 8월 영입한 미국 출신 바리톤 스티븐 라브리와 함께다.일 슬롯사이트 보스를 대표해 한국경제신문 아르떼와 서면 인터뷰로 만난 밀러는 “한국 팬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이라며 “2012년 내한 때 관객이 함께 무대에 올라와 춤췄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밀러는 “동고동락한 마린은 놀라운 목소리와 유머 감각, 중후한 매력과 탁월한 음악적 감각을 두루 갖춘 가수였다”며 “마린과 같은 사람은 다신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 슬롯사이트 보스는 항상 4개의 목소리로 노래해 왔고, 바리톤 없이는 활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 “라브리는 목소리가 필요한 순간 우리 곁에 있어준 고마운 목소리죠. 환상적인 목소리는 물론 멋진 사람으로 우리 곁을 지켜줬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 슬롯사이트 보스의 공연이 마린을 추모하는 분위기였으나 올해부터는 다소 밝게 바뀌었다. 밀러는 “팀이 좋아하는 곡과 팬들이 사랑하는 노래를 선별해 일 슬롯사이트 보스만의 에너지를 전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팬텀싱어’라는 TV 프로그램을 계기로 크로스오버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했다.일 슬롯사이트 보스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매력으로 새로움과 익숙함의 조화를 꼽았다. 팝, 클래식, 뮤지컬 곡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사랑받아온 이들은 머라이어 캐리의 ‘히어로’를 리메이크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에는 스티비 원더를 배출한 흑인 음악의 산실 모타운 레코드 60주년을 기념한 앨범 ‘포 원스 인 마이 라이프’를 발매했다.
밀러는 원곡의 장르와 관계없이 새롭고 진정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래 곡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이 중요했다면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와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일 슬롯사이트 보스엔 장애물이 없습니다. 다만, 즐기면서 노래할 수 있는 음역의 곡을 고르는 것이 유일한 장애물이에요. 나머지 모든 것은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입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