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 프로그램 "악취 심해요" 집 가봤더니…오물·쓰레기 속 개 24마리 방치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인 집 안에서 구조된 개 24마리 중 일부. /사진=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의 한 주택에 개 20여마리가 방치됐다가 경주시와 슬롯 머신 프로그램단체 등에 의해 구조되는 일이 벌어졌다. 개들을 방치한 60대 견주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3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월 17일 경주 안강읍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이강희·정성룡 시의원, 경주경찰서, 슬롯 머신 프로그램단체인 '동물복지연대 공감'과 공조해 방치된 개 24마리를 발견해 구조했다.구조 당시 집안 내부는 오물과 쓰레기로 뒤엉켜 있었고, 구조된 개 24마리 중 상당수가 기생충과 피부병 등에 감염돼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집주인이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악취가 심하게 나는 등 참기 힘들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해당 견주를 반려동물에게 위생·건강관리를 하지 않는 등 동물을 학대한 혐의(슬롯 머신 프로그램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시는 이 견주로부터 개 24마리에 대한 소유권 포기 의사를 받아낸 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서 관리해왔다.

이 중 17마리는 입양이 성사되면서 새 가족을 찾았다. 나머지 7마리는 보호센터에 입소해 출산하고서 강아지와 함께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이선미 경주시 슬롯 머신 프로그램팀장은 "동물 학대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는 행위"라며 "동물 학대 행위가 적발되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버려진 반려견이 무더기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6일 좁은 집안에서 반려견 170마리를 키우며 배설물과 쓰레기 속에 방치한 견주가 슬롯 머신 프로그램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 7월에는 경북 포항에선 집 안에 방치돼 있던 시츄 50마리가 한꺼번에 구조된 일도 있었다.

김세린 슬롯 머신 프로그램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