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이후 '뭉칫돈' 몰린 美 무료 슬롯 머신…"내년에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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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2570억달러 유입미국 머니마켓펀드(무료 슬롯 머신)에 올 들어 1조2000억달러가량의 자금이 들어온 가운데 내년에도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ed 피벗 직전 단기 무료 슬롯 머신처 매력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집계를 인용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 무료 슬롯 머신에 1조1900억달러(약 1550조원)가 순유입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순유입액인 1790억달러의 6.6배다. 최근 한 달(10월 31일~11월 30일) 동안 무료 슬롯 머신에 2570억달러(약 335조원) 이상이 들어왔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으로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무료 슬롯 머신로 몰린 올해 3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유입액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무료 슬롯 머신 잔액 규모는 약 5조80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무료 슬롯 머신는 단기국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공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대신 수익률은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보다 낮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미국의 무료 슬롯 머신 수익률은 지난달 말 기준 연 5.02%로 올랐다.
최근 미국 무료 슬롯 머신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고수익 무료 슬롯 머신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반영됐다. 시장은 Fed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재정적자 우려로 장기 국채 투자보다 단기 국채를 담은 무료 슬롯 머신의 매력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에도 무료 슬롯 머신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숀 컬리넌 골드만삭스 전무는 “완화정책이 시작될 때 무료 슬롯 머신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내년에 무료 슬롯 머신 투자를 늘릴 전망인 가운데 유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