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50억달러 원조' 동력…슬롯 머신 게임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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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안보패키지 '최대 수혜'“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한 950억달러 규모 원조는 수년간 미국 방위산업에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이다.”
슬롯 머신 게임 지원 미사일·탄두 공급
1분기 수주액, 올 예상매출 2배
배당 귀족株…25년째 늘려
지난달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을 지원하는 안보 패키지 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된 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놓은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업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 방산기업 슬롯 머신 게임이다.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무기와 그 빈자리를 채울 새 무기가 상당수 슬롯 머신 게임 제품이어서다.
슬롯 머신 게임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72억달러(약 23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주당순이익(EPS)은 6.39달러였다. 월가 전망치인 매출 160억달러와 EPS 5.78달러를 각각 7.5%, 10.6% 웃돌았다. 군용기(68억4500만달러·39.8%) 비중이 가장 크고 회전익(40억8800만달러·23.7%), 우주(32억6900만달러·19.0%), 미사일(29억9300만달러·17.4%) 등이 뒤를 이었다.
최대 사업부인 군용기 부문에선 미 공군 등이 운용하는 최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20년 가까이 세계 최강 전투기로 군림한 F-22 등이 주력이다. 미사일 부문에서는 한국에 설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슬롯 머신 게임 제품이다. 2016년 미군이 도입한 ‘PAC-3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도 이 회사가 만들었다. 2015년에는 ‘UH-60 블랙호크’로 유명한 헬기 제작사 시코르스키를 인수하며 회전익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외신들은 슬롯 머신 게임을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9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 패키지 법안의 최대 수혜자로 꼽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군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슬롯 머신 게임의 프리즘(PrSM) 미사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HIMARS)의 탄두인 유도형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GMLRS)도 슬롯 머신 게임이 생산한다. 슬롯 머신 게임은 GMLRS 생산량을 올해 1만 발에서 내년 1만4000발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수주잔액은 1590억달러(약 220조2000억원)로 올해 예상 매출액의 두 배가 넘는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두 개의 전쟁’이 촉발한 세계적인 무장 강화 기조가 슬롯 머신 게임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개인 투자자에게 슬롯 머신 게임은 25년째 현금 배당을 늘려온 ‘배당 귀족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슬롯 머신 게임은 2000년 주당 0.11달러이던 분기 배당금을 올해 3.15달러까지 꾸준히 올렸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2.7%로 지난달 기준 S&P500 평균 배당수익률의 약 2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24명 중 6명(25%)이 슬롯 머신 게임 주식 매입을, 17명(70.8%)이 보유를 권했고 1명은 매도(4.2%)를 추천했다. 6일(현지시간) 슬롯 머신 게임 주식은 한 달 전보다 2.30% 오른 462.78달러에 거래됐다. 애널리스트 목표주가는 492.9달러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