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금융, 동양·ABL슬롯 머신 함께 품는다

'패키지 M&A'로 비은행부문 강화

대주주인 中다자보험그룹과 MOU 체결
실사 통해 가격 확정…"보험업 재진출"
▶마켓인사이트 6월 26일 오후 6시 6분

우리금융그룹이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 중인 동양슬롯 머신과 ABL슬롯 머신(옛 알리안츠슬롯 머신)을 인수한다. 2014년 우리아비바슬롯 머신을 매각한 후 10년 만에 보험업에 다시 진출하는 것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 숙원으로 삼아온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동양슬롯 머신과 ABL슬롯 머신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양슬롯 머신은 현재 다자보험이 지분 42.01%로 최대주주에, 다자보험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지분 33.33%로 2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다자보험은 ABL슬롯 머신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양측은 최종 가격 산정 절차에 들어간 뒤 3분기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예정이다.

매각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양측은 실사 및 협상을 통해 가격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증권, 보험 분야 M&A를 추진해 왔다. 2014년 우리아비바슬롯 머신(현 DGB슬롯 머신)을 DGB금융그룹에 매각한 뒤 보험업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대 금융그룹 중 보험 계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동양슬롯 머신·ABL슬롯 머신 외에 KDB슬롯 머신, 롯데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업계 ‘대어’가 M&A 시장에 나올 때마다 우리금융을 1순위 인수 후보로 거론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다수의 매물을 검토한 끝에 동양슬롯 머신이 가장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슬롯 머신과 ABL슬롯 머신을 한 번에 인수하면서 슬롯 머신보험 사업에서도 다른 금융그룹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3월 말 기준 동양슬롯 머신의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슬롯 머신 자산은 17조4707억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총 49조9109억원이다. 삼성슬롯 머신, 교보슬롯 머신, 한화슬롯 머신, 신한라이프슬롯 머신, NH농협슬롯 머신에 이어 여섯 번째다.

한편 우리금융은 28일 진행될 롯데손해보험 인수 본입찰에는 불참하기로 가닥을 세웠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차준호/최석철/박재원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