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毒…'디지털 성범죄 소굴' 된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딥페이크 음란물·마약까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에 방치된 SNS

학생·교사·군인 등 음란물 합성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단체방에 무차별 확산
'가해자 처벌' 생방송까지 열려

익명성 보장 vs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의 온상
보안성 높아 月이용자 300만명
n번방 등 판쳐도 관리·수사 '사각'
정부도 사태 확산에 근절 나서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이 여학생과 군인 등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합성음란물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 착취와 마약 거래, 보이스피싱 등의 통로로 이용된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을 방치해온 탓에 미성년자까지 대상으로 삼은 딥페이크 음란물이 활개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죄 온상 된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2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께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한 채팅방에선 ‘딥페이크 가해자’로 지목된 A군을 처벌하는 생방송이 진행됐다. 이 방엔 6000여 명의 시청자가 모였고, 시청자들이 돈을 후원하면 A군을 주먹으로 폭행하거나, 머리를 미는 등 사적 제재가 이어졌다. A군은 수도권 한 고교에서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했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을 통해 불법 합성물을 유포한 이에 대한 사적 제재를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으로 중계하는 ‘초현실적’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딥페이크 합성물 사태는 기존 SNS상의 불법 유통 유포 속도를 뛰어넘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에는 도시별 학교별로 함께 아는 지인을 뜻하는 ‘겹지인방’이 속속 생겨났고, 이곳에서 지인의 사진을 활용해 제작한 불법 합성물을 공유했다. 이런 겹지인방이 전국에 확산하는 데는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올초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중·고교생 사이에서 지인의 사진을 몰래 합성했다가 적발된 사건이 가끔 있었다”며 “최근 겹지인방이 생겨나며 폭발적으로 지역별, 학교별로 비슷한 방이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대응에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피해 신고 접수처를 마련했다. 여성가족부도 피해자에게 삭제 지원 및 유포 여부 모니터링, 심리상담 치료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디지털성올림푸스 슬롯사이트피해자지원센터를 본격 가동했다.

양날의 검이 된 ‘익명성’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은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을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성장한 메신저다. 세계 사용자가 10억 명에 달한다. 모든 이용자 간 대화가 암호화돼 있는 것은 물론, 일정 기간 후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비밀 대화 기능’으로 각국 정부의 검열을 우회했다.

10여 년 전 국내에 도입된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은 증권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지다가 일반인에게도 널리 보급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 4월 기준 3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익명성 때문에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은 크고 작은 범죄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이다. 조주빈 등 일당은 불법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한 뒤 메시지가 지워지는 비밀방을 통해 유통했다. 이 밖에 최대 규모의 마약 거래방 ‘오방’ 사건, 서울대 딥페이크 합성물 유포 사건도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이 주된 통로였다.경찰은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의 비밀주의, 익명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밀방을 통해 치고 빠지는 식으로 이뤄지는 범죄를 잡아내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020년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사업자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정작 개정안에는 ‘사업자 소재지’가 확인되지 않는 올림푸스 슬롯사이트에 대한 조치는 빠져 사실상 문제를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올림푸스 슬롯사이트 수사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 공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성범죄 등에 대한 위장 수사를 확대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희원/안정훈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