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사로 '주담대 막차 수요' 몰려…"슬롯 꽁 머니 신청 2배 폭증"
입력
수정
지면A8
초유의 금리 역전 현상보험사의 주택담보슬롯 꽁 머니 금리가 5대 시중은행보다 낮아진 초유의 현상이 벌어지면서 보험사에 주담대를 신청한 건수가 최근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 규제를 강화한 결과 2금융권으로 슬롯 꽁 머니 수요가 옮겨붙는 ‘풍선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당국이 2금융권에도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자 보험사들은 부랴부랴 슬롯 꽁 머니금리 인상에 나섰다. ‘관치(官治) 금리’의 부작용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금융 슬롯 꽁 머니 쏠림 현실화"
"슬롯 꽁 머니 막힐라" 주담대 창구 북적
하루 평균접수 75→147건 늘어
고정금리 최저 年 3%대 중반
DSR 최대 50%…은행보다 높아
▶본지 8월 24일자 A1, 5면 참조
○보험사로 몰리는 주담대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A보험사에 접수된 주담대 건수는 지난 26일 하루 147건으로 집계됐다. 7월 하루 평균 접수 건수(75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른 B보험사의 주담대 접수 건수도 같은 기간 36% 늘었다. 금융소비자들이 주담대를 받기 위해 보험사에 몰려들고 있다는 뜻이다. 5대 시중은행이 지난달부터 20차례 넘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이는 “2금융권 슬롯 꽁 머니 쏠림은 없다”는 금융당국의 상황 인식과 배치된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에서 “아직 보험사나 중소 금융으로 (슬롯 꽁 머니 수요가) 몰리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이처럼 판단한 이유는 보험사 슬롯 꽁 머니 잔액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하지만 슬롯 꽁 머니 잔액은 실제 슬롯 꽁 머니 수요를 1주일가량 후행하는 측면이 있다. 보험사가 통상 고객으로부터 주담대 신청을 받으면 1주일간 심사를 거친 뒤 슬롯 꽁 머니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차 없이 주담대 수요를 분석하려면 접수 건수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이후 주담대 접수와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26일 이후에도 접수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금융 ‘풍선효과’ 가속화
보험사들은 슬롯 꽁 머니 수요가 몰리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화재는 전날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3.19%에서 연 3.68%로 인상했다.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3.35%에서 연 3.75%로 높였다. 이날 삼성생명도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연 3.49~4.79%에서 연 3.54~4.84%로 상향 조정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주담대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런데도 2금융권 슬롯 꽁 머니 쏠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로선 보험사에서 슬롯 꽁 머니받는 것이 금리, 한도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5~6.05%다. 삼성생명 주담대와 비교하면 5대 시중은행의 슬롯 꽁 머니 금리가 상·하단 모두 더 높다. 통상 2금융권인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는 1금융권인 시중은행보다 0.5~1%포인트가량 높은데, 최근 은행이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한 것이다.보험사와 은행 간 슬롯 꽁 머니 한도 차이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보험사 등 2금융권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50% 적용된다. 1금융권(40%)보다 슬롯 꽁 머니 한도가 더 많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슬롯 꽁 머니 한도를 줄이거나 신규 슬롯 꽁 머니을 중단하는 식으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은 9월부터 수도권 주택에 가산금리 1.2%포인트를 적용하는 강화된 스트레스 DSR을 시행한다. 반면 보험업권은 가산금리 0.75%포인트만 반영한다.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은행과 보험사의 주담대 한도는 최대 수억원 이상 차이가 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래 보험사 DSR 규제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인데,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슬롯 꽁 머니 규제를 더 죄면서 보험사 슬롯 꽁 머니 메리트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가계부채 급증기에도 금융당국이 은행권 슬롯 꽁 머니 규제를 강화하자 2금융권으로 슬롯 꽁 머니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슬롯 꽁 머니)이 한창이던 2021년 7월 2금융권의 가계슬롯 꽁 머니 잔액은 한 달 새 5조6000억원 급증했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