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슬롯사이트 업 채용이 능사는 아니다…정착 지원 병행해야

조선업 취직한 슬롯사이트 업 이직 잦아
기술 낮고 소통 안돼 사고 우려도

곽용희 경제부 기자

“아직 업무를 잘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사소통도 미숙한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들이 대형 선박을 제조하는 독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 위험이 너무 큽니다.”

경남 거제에 있는 한 조선 부품업체의 인사담당 임원 A씨는 “조선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슬롯사이트 업 인력 채용을 급하게 늘린 결과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정부는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난을 호소하자 2022년부터 조선업계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 도입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2023년 6월부터는 조선업종에 고용허가제 슬롯사이트 업 쿼터를 5000명 규모로 신설했다. 이런 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조선산업에 신규로 채용된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렇게 입국한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의 업무와 기술 이해도가 낮고, 이직도 빈번하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조선업 임금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의 기술 수준과 관련한 질문에 조선업계 협력사 중 73.2%가 ‘기대 이하로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설문 업체 중 고용허가제 슬롯사이트 업의 이직을 경험했다는 곳은 70.5%에 달했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슬롯사이트 업의 이직이 최대 두 차례로 제한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한 협력업체 인사담당자는 “내국인 숙련공 대신 일하는 외국 인력 비율이 늘어나면서 조선소 안팎에서 선박의 품질 저하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수주 당시 약속한 공사 기한을 준수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인력업체 대표는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를 교육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교육 기간 동안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데도 월급을 계속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다만 국내 조선업체도 노동집약적이고 위험한 산업 특성 등으로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 고용이 필요한 현실은 인정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협력사 직원의 15% 정도는 슬롯사이트 업”이라며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양질의 근로자 채용이 기업 입장에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업무 전문성이 높아진다면 조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가 장기간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한국어와 관련 기술을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착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거나 기술 숙련도 향상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제도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제도와 기반을 잘 마련한다면 슬롯사이트 업 노동자가 필요한 다른 산업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