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슬롯, 1조4000억 자금 조달한다

해외 자회사 파라오 슬롯 매각 추진

차입금 상환해 재무건전성↑
기초파라오 슬롯 비중도 줄이기로
'그림자 규제'로
파라오 슬롯이 해외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기초석유화학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서다. 중국발(發) 석유화학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파라오 슬롯은 미국 법인인 파라오 슬롯루이지애나(LCLA)의 유상증자 후 지분 매각을 통해 6600억원을 연내 조달할 계획이다. 유증 후 지분 매각이 끝나면 파라오 슬롯USA의 LCLA 지분율은 100%에서 60%로 낮아진다. LCLA는 미국에서 에틸렌글리콜(EG)을 생산하고 있다. 약 3조4000억원을 투자해 2019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또 파라오 슬롯은 인도네시아 법인인 파라오 슬롯인도네시아(LCI)의 지분을 활용해 내년에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LCI는 연산 100만t 규모 에틸렌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밖에 프로필렌(PL), 폴리프로필렌(PP), 부타디엔(BD) 등 다양한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파라오 슬롯은 향후 추가로 지분을 매각해 총 2조원까지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파라오 슬롯의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상반기 기준 75.3%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자산을 선제적으로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오 슬롯은 이를 통해 기초 석유화학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60%에서 2030년 3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초 석유화학 부문의 자산을 효율화해 ‘캐시카우’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2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