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니 몰린 슬롯 머신 프로그램…벌써 1.4조弗

역대 최대 2021년 이미 넘어서
금리인하 행렬…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뭉칫돈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유입된 자금이 역대 최대 기록인 2021년 연간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통계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전 세계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순유입된 금액이 1조4000억달러(약 1970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인 2021년 1조3300억달러(약 1870조원)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블랙록은 채권형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1~10월 채권형 슬롯 머신 프로그램 순유입액은 376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최고 기록인 3310억달러보다 13.6% 많은 금액이다.

카림 체디드 블랙록 지역투자전략책임자는 “대부분 경제권에서 금리 인하 추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직 금리가 높을 때 채권형 슬롯 머신 프로그램로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매수 열풍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뭉칫돈’이 몰렸다. 10월 슬롯 머신 프로그램 투자금은 1880억달러로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월간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특히 10월 유럽에 상장된 고수익 채권형 슬롯 머신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21억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월간 순매수 규모다. 체디드 책임자는 “고수익 채권이 거래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 중 상당수가 유럽 고수익 채권”이라며 “최근 유럽 경제 데이터가 채권 투자에 적합한 ‘골디락스’(과열도 냉각도 아닌 적절한 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도 금값 상승과 함께 매수세가 이어졌다. FT 보도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원자재 시장 전반에 64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올해 1~10월 누적 기준으로 원자재 슬롯 머신 프로그램 순유입액은 54억달러를 나타냈다. FT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원자재 슬롯 머신 프로그램도 2020년 후 처음으로 자금 순유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원자재 슬롯 머신 프로그램는 284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주식형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는 올해 1~10월 9270억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한 달간 미국 주식형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는 755억달러, 신흥시장에 294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체디드 책임자는 “올해 순매수세는 강력한 시장 수익에 힘입은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