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슬롯 '트럼프 2기' 부채 위험에 10년물 국채 금리 0.18%p 올라

美 10월 온라인 슬롯 전년比 4배
사진=연합뉴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10월 미국 월별 재정온라인 슬롯 규모가 전년 대비 약 4배 급증한 257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로부터 높은 재정온라인 슬롯를 넘겨받으며 미국 장기 채권 금리는 선거일 이후 0.18%p나 올랐다.

재무부는 10월 재정온라인 슬롯 규모가 전년 동기(670억달러)보다 287%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재무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에는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 산불 등 자연재해로 납부가 연기됐던 세금인 약 750억달러가 10월 세수입으로 잡히면서 재정 상황이 일시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만일 월별 조정이 없었다면 전달 온라인 슬롯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70억달러(약 22%)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 정부의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0월까지의 월별 수입, 지출, 온라인 슬롯 규모/ 자료=미국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슬롯 연방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770억달러(약 19%) 줄어든 3270억달러를 기록했고, 온라인 슬롯 지출은 1140억달러(약 24%) 늘어난 5840억달러로 집계됐다. 사회보장, 의료보험, 군사비 지출은 늘었으나 공공 서비스 지출액은 70억달러(약 8%)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공공 서비스 지출액이 전년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방향타를 쥐게 될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에도 온라인 슬롯로 출발하게 됐다. 10월 재정보고서는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역대 3번째 규모의 연간 재정온라인 슬롯를 기록한 데에 이어 발표됐다. 지난달 재무부는 이번 회계연도에 전년보다 8%가량 늘어난 1조8330억달러의 온라인 슬롯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온라인 슬롯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으로, 온라인 슬롯 규모는 3조1000억달러였다. 미국 재정온라인 슬롯는 2019년까지 1조달러를 밑돌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다.

재정온라인 슬롯 확대 가능성에 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선거일 이후 0.18%p가량 크게 오르는 등 채권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세금 감면 정책이 연방 온라인 슬롯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지난 5일 연 4.29%였던 금리는 13일 미국 동부 시간 오후 9시 기준 연 4.47%까지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재정온라인 슬롯가 확대되면 정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는데, 이는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다. '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CRFB)'는 지난달 말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으로 향후 10년 동안 연방 부채가 7조7500억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관련 부처에 측근 등용을 예고하며 1월 취임 후 온라인 슬롯 감사 및 연방 지출 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는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차기 행정부의 신규 부처인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발탁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연방 예산을 "적어도 2조달러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효율부가 정식 부처보다는 위원회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빌 조크스 브랜디와인 글로벌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지금은 미 중앙은행(Fed)이 아닌 재무부가 채권시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채권 시장에는 Fed가 내년까지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서다. Fed는 단기 정책 금리를 결정하고, 재무부는 채권 발행 규모를 결정한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