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핵슬롯사이트 업 교체 주기 18→24개월로 늘린다…K-원전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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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대 초격차 R&D 프로젝트에 '차세대 핵슬롯사이트 업' 추가정부가 국내 원전에 사용되는 핵슬롯사이트 업의 농축도를 현행 3~5%에서 2배 가까이 높이는 기술의 독자 개발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현재 18개월인 핵슬롯사이트 업 교체 주기를 24개월 수준으로 높여 사용후 핵슬롯사이트 업 발생량을 4분의1 가량 줄이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 개발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 역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핵슬롯사이트 업 농축도 최대 10%까지 확대
사용후 핵슬롯사이트 업 발생량 4분의1 감소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열린 제3차 전략기획투자협의회에서 ‘농축도가 높은 차세대 핵슬롯사이트 업’를 정부가 추진 중인 11개 분야별 초격차 프로젝트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전략기획투자협의회는 민간이 단독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방안을 논의하는 민관협의체다.정부는 지난해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는 해법을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있다고 보고 ‘차세대 원자력’을 비롯해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첨단제조 등 11개 분야를 초격차를 달성해야 할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올해 5월엔 각 분야별 미션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45개 프로젝트의 로드맵을 발표했고, 올해 5600억원을 투자했다.
이날 산업부는 대형 원전 가동에 사용되는 핵슬롯사이트 업의 농축도를 현행 5% 미만에서 최대 10% 수준까지 높이고, 이를 운반, 운영하는 제반 기술을 초격차 프로젝트에 포함시켰다. 기존 로드맵에선 차세대 원자력 분야에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기술들만이 포함됐다.
현재의 한국 원전은 핵분열물질인 우라늄-235(U-235) 농축도가 3~5% 수준인 저농축우라늄(LEU)을 핵슬롯사이트 업로 제조해 가동되고 있다. 자연 상태에선 0.7% 수준인 U-235 농축도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농축’은 핵무기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어 핵비확산조약(NPT)등에 따라 제조 권한이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기존 핵 보유국 중심으로 통제돼있다. 이에 한국은 농축도 5% 미만의 LEU를 수입한 뒤 핵슬롯사이트 업로 가공해 발전용으로 활용해왔다.이번 프로젝트는 이를 농축도를 5~10%까지 높인 이른바 저농축우라늄+(LEU+)로 확대하는 것이다. LEU+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차세대 원자로에 활용되는 핵슬롯사이트 업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원전 개발국들은 LEU+기반 핵슬롯사이트 업를 활용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원자로 뿐 아니라 기존 원전에 LEU+를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32년까지 개발이 추진되는 LEU+ 슬롯사이트 업는 기존 LEU보다 높은 농축도를 가지고 있어, 동일한 양의 슬롯사이트 업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현행 18개월인 핵슬롯사이트 업 교체 주기가 24개월로 늘고, 동일한 슬롯사이트 업를 더 오래 쓸 수 있는만큼 사용후핵슬롯사이트 업 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래 원전인 SMR뿐 아니라 우리의 기존 원전이 고도화되는 것”이라며 “향후 주력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