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윤석열' 영장에도…슬롯 머신 프로그램 압색 번번이 막힌 이유

슬롯 머신 프로그램 압색에 경찰 특수단 18명 투입
영장에 '피의자 윤석열' 적시했지만
형사소송법 근거로 슬롯 머신 프로그램 진입 막아

경찰이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인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슬롯 머신 프로그램이 '버티기 전략'으로 나서면서 사실상 불발됐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이전 정부의 관례에 따라 군사 기밀 시설이 있는 장소의 특수성을 고려해 거부했다"고 밝혔다.

슬롯 머신 프로그램기관이 '피의자 윤석열'이 적시된 법원의 영장을 갖고도 사실상 빈손으로 물러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선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시간 대치했지만 압색 응하지 않은 용산

전날(11일) 슬롯 머신 프로그램 압수수색 집행에 애를 먹은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오후 2시께 추가 자료를 받으러 슬롯 머신 프로그램 경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찾았다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임의제출 받은 자료를 검토해본 뒤 필요시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수단이 어제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의 유효기간은 7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슬롯 머신 프로그램,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국회경비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기 위해 전날 60여명의 수사관을 투입했다. 전날 오전 11시 35분께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한 특수단은 저녁 7시 40분까지 경호처와 대치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려던 곳은 대통령 집무실, 경호처, 101경비단, 합동참모본부 지하 3층 통합지휘실 등 네 곳이다.하지만 경호처가 수색을 거부해 특수단 슬롯 머신 프로그램관들은 내부로 진입하지는 못한 채 압수수색을 끝내야 했다. 대신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자료만 임의 제출받았다.

번번이 실패한 슬롯 머신 프로그램 압색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 불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간 수사기관이 청와대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성공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 따르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을 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국가 중대 이익'인 경우에만 슬롯 머신 프로그램를 거부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앞서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도 검찰과 특검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을 시도했지만 형소법을 근거로 들며 슬롯 머신 프로그램에 응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이 처음으로 청와대 진입을 하려고 했던 건 이명박 전 슬롯 머신 프로그램 때인 2012년이다. 당시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을 수사하던 이광범 특검팀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자료를 임의제출 받았다.

박근혜 전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청와대도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때 같은 이유를 대며 특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했다. 당시 특검 수사팀장이 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이었다.문재인 전 슬롯 머신 프로그램 때는 2018년 12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2019년 12월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 총 네 차례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법원 영장 무용지물

특수단은 우선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뒤 재압수수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피의자 윤석열’이라고 적시된 법원의 영장에도 불구하고 슬롯 머신 프로그램이라는 장소 특수성을 감안하면 수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미라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슬롯 머신 프로그램이란 장소를 변경하지 않는 한 영장 재청구 및 발부는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수사기관은 체포영장, 그리고 구속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는 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다만 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조사하지 않고 영장 청구하는 사유를 법원에 소명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검찰이 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통보해도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

일각에선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특검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한 계엄선포 관련 상설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와 별도로 슬롯 머신 프로그램의 내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개별특검법안을 발의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검찰과 공조수사본부(경찰·고위공직자수사처·국방부) 수사로는 사실상 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강제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특검을 조속히 발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진 사퇴를 거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슬롯 머신 프로그램은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