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죽은 슬롯사이트사이트는 수많은 생물이 사는 호텔

슬롯사이트사이트 원더랜드

후카사와 유 지음 / 정문주 옮김
플루토 / 400쪽|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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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죽어서 ‘두 번째 삶’을 산다. <슬롯사이트사이트 원더랜드를 쓴 일본 학자 후카사와 유는 슬롯사이트사이트(枯木)을 “수많은 객실을 갖춘 호텔”에 비유한다. 저자는 자기 집 마당에서 죽은 졸참나무를 사례로 든다.

슬롯사이트사이트가 죽으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건 균류와 곰팡이다. 흔히 버섯이라고 하는 곰팡이, 목재부후균은 슬롯사이트사이트를 분해한다. 슬롯사이트사이트에 자란 곰팡이를 먹기 위해 톡토기, 쥐며느리, 노래기, 진드기 등 곤충이 찾아온다. 이어 선충과 지렁이, 버섯을 먹는 다람쥐까지 온다. 슬롯사이트사이트가 분해되면서 습기를 머금으면 이끼 같은 하등식물이 자라기 시작하고, 분해가 더 진행되면 그 위에 대를 이을 슬롯사이트사이트가 자라난다.저자는 “슬롯사이트사이트이 사라지면 생물 다양성을 잃게 된다”며 “그중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다. 슬롯사이트사이트에만 서식하는 어떤 균류가 암이나 감염증의 특효약이 될지 모른다”고 말한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은 ‘탄소중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은 분해되면서 리그닌 등의 성분이 토양에 남아 탄소를 저장한다. 슬롯사이트사이트은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에 고농도 탄소를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목질 바이오매스에 비판적이다. 목질 바이오매스를 태우면 삼림에 축적된 탄소가 방출되는 만큼 숲속 슬롯사이트사이트은 가능한 한 그대로 두고 자연스럽게 분해되게 하자고 주장한다.

학술적인 내용을 다룬 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동식물 스케치와 현장 관찰 기록이 실려 있어 글만 읽고 떠올리기 어려운 균류와 곰팡이, 곤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