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으로 시작했지만…끝내 2400 못 지킨 슬롯 꽁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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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거래일올해 국내 슬롯 꽁 머니 마지막 개장일인 30일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내주며 마감했다. 장중 내내 강세를 보이다가 막판 대규모 외국인 매도 물량에 급락했다. 반도체 겨울 논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은 국내 슬롯 꽁 머니가 마지막까지 투자자를 허탈하게 했다.
슬롯 꽁 머니 2399로 마감
반도체 겨울부터 탄핵·참사까지
韓슬롯 꽁 머니, 올 한해동안 9.6% 하락
코스닥도 21.7% 폭락 '최악 부진'
나스닥 31%, 닛케이는 19% 올라
외국인 반도체株 매도 폭탄에
개미들은 평균 17%대 손실
"찐 바닥 확인…내년은 다를 것"
○남들 오를 때 10% 떨어진 슬롯 꽁 머니
이날 슬롯 꽁 머니는 전 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2399.4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슬롯 꽁 머니는 장중 2430 부근까지 반등하며 저점을 사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며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했고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2400선을 내줬다. 올 한 해 슬롯 꽁 머니는 9.63%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21.74% 폭락했다. 미국 S&P500지수가 25.89%, 나스닥종합지수가 33.56% 급등(지난 27일 기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같은 기간 19.85% 올랐다.올 한 해 국내 슬롯 꽁 머니는 유독 부침을 겪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냉·온탕을 극단적으로 오간 영향을 받았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22조79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하반기 들어 돌변해 20조39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 중심엔 반도체가 있었다. 외국인은 상반기에 삼성전자 주식을 8조원어치 이상 사들인 뒤 하반기에는 18조원어치를 팔았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하반기 34.8%의 낙폭을 기록했다.
○개인, 삼성전자에서 ‘평균 23%’ 손해
불안한 흐름 속에서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투자 주체별로 올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매수가를 산출해 30일 종가와 비교한 결과 개인은 평균 17.13%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개인은 올해 반도체와 2차전지 종목을 집중 매수해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개인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는 올 평균 매수가가 6만9660원으로, 평균 23.63%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32.79%), LG화학(-31.15%), 한화솔루션(-40.09%) 등도 평균 매수가 기준 손실을 많이 봤다.반면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평균 11.2%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HD현대일렉트릭 투자를 통해 47.9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6.99%),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45%), 알테오젠(42.37%) 등에서도 비교적 높은 이익을 거뒀다. 이에 개인은 해외 슬롯 꽁 머니로 자금을 대거 이동했다.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680억2349만달러였는데 이달 26일 1178억6832만달러로 73.3% 늘었다. 미국 슬롯 꽁 머니 상승률을 감안해도 대규모 신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내년은 올해와 다를 것이란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접어들며 외국인의 국내 슬롯 꽁 머니 이탈 속도가 줄었고 기업 영업이익 추정치도 감소를 멈췄다”며 “국내 슬롯 꽁 머니는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내년을 시작하는 반면 미국 슬롯 꽁 머니는 더 이상 오르기 쉽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한신/배태웅/이시은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