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꽁 머니, 獨키몬다·美램버스 기술 발판으로 성장

'슬롯 꽁 머니 굴기' 中정부 전폭 지원
국유펀드가 지분 대부분 보유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슬롯 꽁 머니)는 2016년 설립된 D램 전문 반도체 기업이다. 중국 안휘성 허페이시가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기가디바이스 창립자인 주이밍 회장에게 설립을 제안하면서 탄생했다. 180억위안(약 3조5000억원)의 설립 자금 중 4분의 3을 허페이시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기가디바이스가 냈다.

주 회장은 미국 유학 후 모놀리식파워시스템 등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4년간 일하며 첨단 기술을 익힌 인물이다. 업계는 기가디바이스의 노하우가 슬롯 꽁 머니의 고속 성장에 발판이 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가디바이스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대체재로 꼽히는 ‘노어 플래시’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슬롯 꽁 머니는 2018년 중국 기업 최초로 레거시(범용)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개발에 성공했다.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슬롯 꽁 머니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기술을 매입했다. 2019년 독일 키몬다, 2020년 미국 램버스로부터 D램 특허를 확보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정확한 직원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5000명~1만 명이 근무 중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장을 계획했지만 연기됐다. 지난 2일 발표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추가 수출 규제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은 슬롯 꽁 머니를 규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슬롯 꽁 머니는 여섯 차례 증자를 거치면서 허페이시가 보유하던 지분 대부분이 국유 펀드로 넘어갔다. 중국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6870억위안(약 135조원) 규모의 ‘중국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빅펀드)도 들어왔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테크 기업도 슬롯 꽁 머니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