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 다이먼, 2인자 교체…승계작업 본격화하나

사진=로이터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 그의 뒤를 이어 JP모간을 이끌 후계자로 지목돼 온 제니퍼 핍색 상업·투자은행(CIB) 공동슬롯 머신가 은행의 2인자 자리에 오르면서다. 이번 인사로 그가 승계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JP모간은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대니얼 핀토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오는 6월 30일 현 직위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핀토 COO는 1983년 JP모간에 합류해 2014년 CIB 부문 슬롯 머신에 올랐다. 2018년엔 COO로 임명됐다. 그는 오랜 기간 다이먼 CEO의 오른팔로 꼽혀온 인물이다. 핀토 COO는 은퇴 이후에도 부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그의 후임으로는 핍색 슬롯 머신가 임명됐다. 핍색 슬롯 머신는 향후 수개월간 핀토 COO와 협업해 업무를 인계받고 COO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은행은 설명했다. 핍색 슬롯 머신는 다이먼 CEO의 뒤를 이을 승계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선두 주자로 거론돼 왔다. 핍색 슬롯 머신는 현시점에서 차기 CEO로 거론되는 것에 거부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에반젤리스티 JP모간 대변인은 블룸버그통신에 "핍색은 현시점에서 CEO 직위로 고려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그녀가 명확히 선호하는 것은 제이미와 긴밀히 협업해 최고경영진을 보좌하는 최고운영책임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핍색 슬롯 머신가 아예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최대의 승계 드라마가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며 "핀토 COO와 핍색 슬롯 머신 두 사람은 이제 다이먼의 후계자로 간주되지 않아 승계 후보군이 줄어들었지만 경쟁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전했다.

핍색 외에 차기 CEO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임원진은 매리언 레이크 소비자·커뮤니티은행 부문 슬롯 머신, 트로이 로어보 CIB 부문 공동슬롯 머신, 더그 페트노 신임 CIB 공동슬롯 머신 등이다. 다이먼 CEO는 지난 2005년부터 약 20년간 JP모간을 이끌며 미국 내 최대 은행으로서 입지를 공고하게 해온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후계자를 공개적으로 지명하는 것을 오랫동안 피해왔고, 자신이 은퇴할 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WSJ에 따르면 최근엔 "2029년까지 CEO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그가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다만 슬롯 머신은 은퇴 이후에도 일정 기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은행에 미치는 영향력이 2029년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WSJ는 "투자자들은 다이먼 없는 슬롯 머신이 어떻게 될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먼이 이끄는 슬롯 머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3년 미국 중소은행발 위기 등 여러 위기 국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으며, 이는 다른 경쟁사 동료 CEO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었던 점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메이오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사 개편은 JP모간이 최고 직책에 누구를 올릴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록에는 여전히 메리언 레이크 슬롯 머신가 유력한 후보로 남아 있지만, 다이먼이 은퇴할 때까지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며 "JP모간의 최근 강력한 실적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그가 계속 남아 있기를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