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대한민국 사교육1번지' 슬롯사이트 보스 대해부

슬롯사이트 보스 이야기

한경미디어그룹 특별취재팀 지음
한국경제신문 / 240쪽│1만8000원

강남구 학원의 절반이 있는 곳
만 3세~고3까지 사교육 전과정
경제신문기자들이 꼼꼼히 취재
구체적 사례와 데이터로 전달
슬롯사이트 보스 부동산 정보까지 다뤄
서울역사박물관의 서울반세기종합전 ‘한티마을 슬롯사이트 보스’ 전시 벽면.
“자녀가 초등학교 5학년이고, 예산은 최대 10억원입니다. 슬롯사이트 보스 전입을 고민하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서울 슬롯사이트 보스에서 한 공인중개사가 손님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한국경제미디어그룹 특별취재팀이 집필한 <슬롯사이트 보스 이야기 속 동네 풍경이다. 자녀의 부족한 실력을 채워줄 수 있는 학원이 밀집한 학군지를 찾아 이주를 감행하는 부모들 덕분에 슬롯사이트 보스 공인중개사는 ‘교육 컨설턴트’ 역할까지 한다는 일화가 흥미롭다.슬롯사이트 보스은 ‘대한민국 사교육’을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쓰인 지 오래다. 경기 광주군에서 1963년 서울시에 편입된 슬롯사이트 보스은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여느 농촌과 별다를 바 없는 시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1970년 후반부터 대단위 아파트가 잇달아 들어섰고 고교 진학 방식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면서 달라졌다. 이름난 중고교들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왔고 슬롯사이트 보스과 인근 지역은 8학군(거주지를 근거로 학교를 배정하는 서울 시내 9개 학군지 가운데 여덟 번째 학군을 의미)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딱 20년 만에 슬롯사이트 보스은 풍부한 교육 수요층을 바탕으로 학원이 밀집하며 전국구 사교육 타운이 됐다. 2021년 한국교육통계연감에 따르면 강남구 등록 사설학원 수는 서울 전체 사립학원 수의 17%이고, 그중 슬롯사이트 보스에만 절반가량 몰려 있다.

책은 사교육 생태계의 현장을 땀 냄새 가득하게 기록했다. 기자들은 만 3세 아이들의 영어유치원부터 고3에 이르는 대입까지 현재 슬롯사이트 보스 사교육의 로드맵을 보여준다. 또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만나 슬롯사이트 보스과 그 주변의 지형도를 분석한다. 책을 읽다 보면 슬롯사이트 보스에는 은하수의 별처럼 수많은 학원이 있지만 학부모는 고액의 학원비와 주거 비용을 우선 감당해야 하고 학생은 원하는 학원에 가려면 레벨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슬롯사이트 보스’에 들어갔다는 의미는 여러 가지 욕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들은 사교육의 폐해, 공교육의 붕괴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21세기 슬롯사이트 보스의 실태를 전하고, 사교육 메커니즘이 이곳에서 어떻게 끊임없이 작동하는지 취재했다.현재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입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정보를 모으는 데 능한데, 그들 자신 역시 8학군 명문고 졸업 세대이기에 슬롯사이트 보스 인프라를 소위 문화 자본으로 물려주려는 습성이 강하다. 특수한 수요를 커버한다는 것은 내 자녀에게 맞춤형인 학원이 있다는 얘기다. 슬롯사이트 보스에는 해외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 소재 대학에 진학할 때 입시 정보를 얻고 맞춤형 수험을 준비하도록 하는 ‘리터니’ 대상 학원, 또는 명문 미대 진학을 위한 학원 등이 존재한다.

또 한국에서 입시를 준비했지만 해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입시 전략을 바꾸는 아이들을 위한 학원도 슬롯사이트 보스에는 있다. 책에 따르면 입시를 위한 수많은 학원이 있고 목표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게 슬롯사이트 보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경제신문의 기자들이 집필한 책답게 공신력 있는 통계와 슬롯사이트 보스 관련 부동산 정보도 실려 슬롯사이트 보스 입성을 염두에 둔 학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준다. 자투리 시간 없이 학원가로 이동하기 좋은 거주지, 초등학교를 단지 내에 품고 있는 아파트, 같은 아파트더라도 동마다 달라지는 진학 학교 등 학부모들이 갖는 당장의 궁금증이 대다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