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차업체와 조달청이 수도권전철 1호선과 일산선의 전동차입찰 가격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등 철차3사는 "현재와 같은 조달청의
전동차 구매예정가격(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으로는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라며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이하로는
응찰할 수 없다"고 불만을 보이고 있다.

반면 조달청은 "이번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지난해 낙찰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돼 별문제가
없다"며 "업체들이 모두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이상으로 응찰할 경우 담합의혹으로 공정거래
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강조.

문제의 발단은 최근 조달청이 실시한 수도권 1호선 증편용 2백20량과
일산선 30량등 총 2백50량 입찰에서 업체들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보다 두배가량 높은 가격
인 7~8억원에 응찰, 입찰이 유찰된 데서 비롯됐다.

조달청은 오는 9일 재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가 상향조정되지 않는
한 유찰사태가 다시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전년도 낙찰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이번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지난해 일산선 전동차 낙찰가격인 양당 4억7천만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지난해의 경우 대우중공업이 과천선 42량을 7억1천만원에, 현대정공이
60량을 4억7천만원에 수주했다.

이번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는 이중 가장 낮은 가격인 현대정공의낙찰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

철차업계는 지난해 낙찰가는 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일감을 따내고 보자는
식의 출혈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기준으로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를 책정하는 것은
누적적자를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반발.

업체는 채산성을 고려한 적정응찰가격은 7~8억원선이지만 지난해의 경우
덤핑수주로 최고 1천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하소연.

"현재의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로 응찰하라는 것은 전동차사업을 그만두라는 얘기"(오영진
대우중공업이사)라는 것이다.

조달청측은 "업체들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보다 1원이라도 높게 써 내면 법규상 유찰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

조달청과 철차업계의 팽팽한 신경전이 어떻게 결론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 이의춘기자 >

(한국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신문 1996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