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94년 자본참여한 미국 파라오 슬롯사의 경영권을 완전
인수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직접 경영에 나선다.

삼성은 이를 위해 김광호부회장이 파라오 슬롯사의 회장으로 취임하고 보유
지분을 지금보다 9.9% 늘어난 49.9%로 확대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회사 파라오 슬롯의 은행대출 청산대금으로 6천만달러를 지급보증 해주는
댓가로 파라오 슬롯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추가 인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김부회장의 회장취임과 지분 확대를 계기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파라오 슬롯의 정상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라오 슬롯의 최대 주주인 삼성은 그동안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은 파라오 슬롯 정상화를 위해 두 회사간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키로
하고 우선 파라오 슬롯의 특허기술을 상품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파라오 슬롯로 부터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등에 대한 특허기술
3건을 1천5백만달러에 매입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파라오 슬롯가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으나 이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삼성에서 대신 응용제품으로 개발키로 했다"며 "개발된
기술은 파라오 슬롯와 공동으로 사용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기술개발 마케팅 등 전 사업분야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파라오 슬롯는 세계 6위의 컴퓨터 메이커로 삼성이 지난 94년 3억4천만달러를
투자,지분 40.2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파라오 슬롯는 지난 1.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누적 적자액이
4억달러에 달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