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슬롯사이트 업의 국제가격이 7월들어 급상승하고 있어 정기
보수를 끝내고 정상가동에 들어간 국내NCC(슬롯사이트 업분해공장)업계에 심각한 타
격을 주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이후 t당 1백80달러선(현물기준)에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해 온 슬롯사이트 업국제가격은 7월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뒤 지난 24일
에는 1백93달러를 기록했다.

슬롯사이트 업이 이처럼 급등한데는 원료인 국제원유가격이 여름철비수기임에
도 불구하고 배럴당 21~23달러선(WTI기준)으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원유가의 강세는 유엔으로부터 수출재개를 허용받은 이라크가 원유를
아직 현물시장에 내놓지 않은데 따른 실망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4~6월의 정기보수를 마친 국내및 동남아지역 NCC업체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나프타수요가 급증한 것도 슬롯사이트 업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이같은 1백90달러대의 슬롯사이트 업강세는 앞으로도 1~2개월간 지속
될 전망이어서 올해 평균슬롯사이트 업을 1백75~1백78달러로 예상하고 경영계획
을 수립한 국내 관련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NCC업계는 최근 합성수지의 대중국수출이 다소 회복되면서
NCC가동률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슬롯사이트 업이 급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NCC업계는 이라크의 원유수출물량이 현물시장에 나오면
유가하락과 함께 슬롯사이트 업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나프타현물 구매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슬롯사이트 업 수요가 연간 1천2백만t정도에 달하는 국내NCC업계는 40%가량을
국내정유사로부터 공급받고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 이 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