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박원주 온라인 슬롯장(56)은 전형적인 엘리트 공무원으로 꼽힌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호감을 주는 곱상한 외모에 언변까지 뛰어나 주위 사람을 자연스럽게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라디오 출연과 외부 강연이 잦아 ‘인플루언서 청장’으로도 불린다.

지난 7일 서울 애오개역 맛집으로 유명한 두부 전문점 ‘황금콩밭’에서 박 청장을 만났다. 그는 “이 집에 오면 15도짜리 탁주부터 한잔해야 한다”며 기자들의 빈 잔을 채웠다. 그는 “온라인 슬롯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낀다”며 “지식재산혁신청 같은 이름이 붙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얘기를 시작했다.

대학 때 친구 잃고 성격 바뀌어

온라인 슬롯;이미지가 귀족적”이란 말에 박 청장은 손사래를 쳤다.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빚쟁이를 피해 도망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청장은 초등학교만 여섯 곳을 다녔다. 중학교(세 곳)와 고등학교(두 곳) 때도 1년 이상 한 곳에 머문 적이 드물다. 거쳐온 지역도 다양하다. 박 청장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딴 광주 외에 강원도와 경기도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온라인 슬롯;지금도 연락하는 중학교 친구가 단 한 명뿐일 만큼 교우 관계가 엉망이었지만 새로운 조직에 빨리 적응하는 데는 이골이 났다”고 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 박 온라인 슬롯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같은 대학에 진학한 고등학교 친구 중 하나가 민주화 시위 도중 분신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다. 충격을 받은 박 온라인 슬롯 그 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온라인 슬롯;대학 1~2학년 때만 해도 저는 꼴보기 싫은 캐릭터였어요.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했죠. 내 스케줄이 있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술자리를 박차고 나갔고요. 친구가 죽기 전에 ‘진짜 서운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어요.”

박 청장은 막 나온 따끈한 생두부를 권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온라인 슬롯;몇 년이 지나고 보니 늘 술자리에 마지막까지 남아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돼 있었다”며 온라인 슬롯;먼저 일어나면 열심히 살다 간 친구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온라인 슬롯;남의 얘기를 끝까지 듣는 습관이 공무원으로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온라인 슬롯;먼저 간 친구가 나에게 준 선물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슬롯에 등장한 괴짜 청장

온라인 슬롯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2018년 9월이다. 그때 박 청장이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사고치지 마”와 “조용히 있어”였다. 기술 전문가들의 집단인 온라인 슬롯을 ‘굴러온 돌’인 산업부 공무원이 통솔하는 게 만만찮다는 의미였다. 관계 부처의 관심이 별로 없어 변화를 꾀하기 힘들다는 뜻도 담겨 있었다.

박 청장은 전임자들과는 달랐다. 취임 첫해엔 고의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기업에 피해액의 세 배를 배상하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난해 11월엔 융복합 특허를 전담하는 ‘융복합기술심사국’을 신설하는 ‘사고’를 쳤다. 전자와 기계, 화학 등 세 파트로 나뉘어 있는 특허 심사관들이 모두 들어가는 팀을 꾸려 융복합기술을 들여다보는 식이다. 고유의 업무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 게 불문율인 온라인 슬롯에선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그는 “지금도 융합국에 가면 세 파트 전문가들이 매일 싸운다”며 “교집합이 아니라 합집합을 찾고 어느 영역이든 독창적인 부분이 보이면 온라인 슬롯를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청장이 ‘괴짜 청장’을 자처한 것은 지식재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대다수 전문가가 온라인 슬롯를 느슨하게 관리하는 게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해외 업체 기술을 빠르게 카피해 몸집을 불리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했다는 논리였다. 한국에서 지식재산의 권리를 인정받기 어려운 것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슬롯를 침해당했을 때 소송으로 맞서기도 쉽지 않고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이 미미하다.

박 청장은 “시대가 바뀌면서 한국 기업들이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됐다”며 “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인정해야 기업들의 기술개발 의욕을 고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이후 쏟아지는 융복합기술을 지식재산으로 인정할지를 놓고 주요국 온라인 슬롯이 골몰하는 시점”이라며 “융복합기술과 관련한 특허 표준을 선점해야 한국을 기반으로 뛰는 기술 기업이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한경과 맛있는 만남] 박원주 온라인 슬롯장 "이제 온라인 슬롯은 기업들 파트너…R&D 힌트 주는 기관 될 겁니다"
온라인 슬롯 에이전시에서 컨설팅 기관으로

테이블에 보글보글 끓은 청국장이 올라왔다. 집에서 먹는 청국장과 달리 슴슴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 탁주 잔을 한 번 더 돌린 뒤 대화가 이어졌다.

박 청장은 기업과 밀접한 부처로 꼽히는 산업부 출신이다. 그럼에도 그는 “온라인 슬롯에 온 뒤 기업을 더 잘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밤을 새우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의 엔지니어들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많아요. 이들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온라인 슬롯의 역할이란 생각이 들었죠. 세계 특허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기업들을 컨설팅해주는 업무를 강화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그는 기업 경영을 온라인 슬롯;자신이 보유한 기술의 다른 효용을 찾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전통지인 화지를 제조하는 닛폰제지가 대표적 사례다. 일본이 개화기를 맞으면서 닥나무 종이가 팔리지 않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고민 끝에 접착제 회사로 정체성을 바꿨다. 화지 제조 공정에 들어가는 닥나무 곤죽을 벽지에 바르는 풀로 활용한 것이다. 닛폰제지는 이후에도 여러 번 변신을 꾀했다. 벽지 풀이 썩지 않게 하려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바이오 제품을 제조하기도 했다.

온라인 슬롯은 한국 기업들이 닛폰제지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컨설팅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알루미늄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포인트엔지니어링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금속 표면에 투명한 부도체 막을 입히는 ‘아노다이징’ 업체다. 아노다이징을 끝낸 알루미늄으로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게 이 회사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문제는 알루미늄을 뒤덮은 막의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는 데 있다. 반도체를 찍어내다 보면 미세한 틈에 이물질이 끼게 되고 반도체의 수율을 떨어뜨린다. 온라인 슬롯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00만 건의 특허를 뒤졌다. 반도체 분야엔 힌트를 줄 만한 기술이 없었다. 업종을 달리해 특허를 뒤지다 보니 자동차 알루미늄 휠 업체 중에 비슷한 기술을 쓰는 곳이 있었다. 최근 포인트엔지니어링은 이 기술을 알루미늄 반도체 장비에 적용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박 청장은 “온라인 슬롯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기업들에 힌트를 주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영혼 있는 공무원이 늘어나야

박 청장에게 자신만의 무기를 묻자 ‘진심의 힘’이란 답이 돌아왔다. 스스로가 자신의 일에 확신이 있어야 온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세계 최초로 융복합기술심사국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도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 슬롯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에 ‘OK’ 사인을 얻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주. 외청 조직 신설 건 중 최단기록이다. 그는 “진심이 아닌 사람은 은연중에 ‘일이 잘 안 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며 “여기까지만 하면 나는 할 만큼 했다는 ‘마지노선’이 있으면 될 일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의 의미를 재정의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온라인 슬롯;제가 생각하는 공무원은 국민 다수가 원하는 변화를 가장 적은 비용으로 이루게 하는 사람이에요. 어떻게 이룰지는 공무원 스스로가 판단해야 합니다.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요? 그건 일할 마음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온 몸을 던지는 공무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박원주 온라인 슬롯장이 취임 후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지식재산권을 고의로 침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피해액의 세 배를 배상하는 게 골자다.

한국의 지식재산권 생태계는 척박하다. 국내 온라인 슬롯 소송 배상액 중간값은 6000만원 선이다. 65억원인 미국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승소한다 해도 소송비용을 제하면 남는 게 없다.

박 청장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은 온라인 슬롯권자 보호를 위한 첫발을 뗀 것뿐”이라고 했다. 피해 입증이 쉽지 않은 게 문제다. 1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5만원의 피해밖에 증명하지 못했다면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이 15만원에 불과하다. 고의로 온라인 슬롯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도 만만찮다. 제도 시행 후 아직까지 ‘세 배 배상’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피해액을 산정하는 현행법의 실손배상 원칙도 걸림돌이다. 박 청장은 온라인 슬롯;생산 시설이 없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지식재산권을 보유만 하고 있는 개인 발명가는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 박원주 온라인 슬롯장 약력

△1964년 전남 영암 출생
△1983년 광주 송원고 졸업
△1987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 합격(31회)
△2012년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 산업정책관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2016년 대통령비서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 실장
△2018년 9월~ 제26대 온라인 슬롯 청장
[한경과 맛있는 만남] 박원주 온라인 슬롯장 "이제 온라인 슬롯은 기업들 파트너…R&D 힌트 주는 기관 될 겁니다"
박원주 온라인 슬롯의 단골집황금콩밭

매일 만드는 生두부…'미쉐린가이드'도 알아본 깊은 콩 맛

[한경과 맛있는 만남] 박원주 온라인 슬롯장 "이제 온라인 슬롯은 기업들 파트너…R&D 힌트 주는 기관 될 겁니다"
서울 아현동에 있는 두부 전문 식당이다. 대표메뉴는 생두부다. 2013년 문을 연 뒤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두부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생두부는 연두부보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매끈한 식감을 자랑한다. 첫 입은 간장 또는 김치를 곁들이지 않고 두부만 먹어 깊은 콩 맛과 식감에 집중온라인 슬롯 것이 좋다.

두부조림, 두루치기, 짜글이도 인기 메뉴로 꼽힌다. 이틀에 한 번 직접 떠내는 청국장은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두툼하고 쫄깃하게 삶아낸 보쌈은 고소한 두부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단품뿐 아니라 생두부·바지락 두부탕·조림·전·시래기비지탕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코스메뉴도 있다.

윤태현 대표가 경북 예천 쌀과 누룩, 물만으로 빚은 탁주 역시 꼭 시도해봐야 할 별미다. 달지 않고 산미가 강하다. 액상 요거트와 비슷한 식감이지만 알코올도수는 15도로 꽤 높은 편이다. 4만5000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에 식사를 제공온라인 슬롯 식당인 ‘미쉐린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됐다.

송형석/조수영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