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는 와중에도 일부 종목은 비교적 큰 금액을 순매수했다.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거나 쏠쏠한 배당 수익이 예상되는 종목이 많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헬스케어를 14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경영권 분쟁이 걸려 있는 칼(2027억원)을 제외하고는 순매수 금액이 가장 많다. 외국인은 셀트리온도 893억원어치 사들여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 5위에 올랐다.

셀트리온 관련주를 사들인 가장 큰 이유는 큰 폭의 실적 개선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828억원에서 올해 2254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 전망이다. 셀트리온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781억원에서 6178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회사들에 비해 실적 전망치가 월등히 좋아 매수세가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과 도 많이 사들였다. 지난달 17일 이후 각각 936억원, 76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최근 배당을 늘리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지배구조상으로 삼성그룹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G는 수출 물량이 많아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좋아진 게 외국인을 끌어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R 상장지수펀드(ETF)(1184억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은 증시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을 때를 대비해 ETF를 대거 순매수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