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거래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인수 작업 일시 중단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블리자드 주가는 하루 만에 10% 급등했다.

로이터와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재클린 스콧 콜리 판사는 11일(현지시간) MS의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중단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콜리 판사는 결정문에 “FTC는 이 합병이 콘솔,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등 반독점 혐의를 충분히 소명하지 않았다”고 썼다. 다만 지난달 13일 내린 합병안 임시 금지 명령을 하루 더 연장했다. FTC가 항고할 여지를 준 것이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빠르고 철저한 결정을 내려준 법원에 감사하다”며 “그동안 우리가 보여준 것처럼 규제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협력적으로 일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FTC는 지난해 말 MS의 블리자드 인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이 소송의 재판은 다음달부터 열리는데 FTC는 이에 앞서 지난달 연방법원에 MS의 인수 작업을 일시적으로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MS는 지난해 초 정보기술(IT)산업 역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약 89조원) 규모의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인수 작업을 완료하려면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 집행위는 이를 승인했으나 영국의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불허했다. 이에 대해 MS는 법원에 항고한 상태다.

이날 법원 결정 후 블리자드 주가는 10% 급등해 92.91달러로 장을 마쳤다. 52주 최고가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