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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에프앤씨 경기 안성 본사 전경. /윤성에프앤씨 제공
2차전지 전극공정 믹싱장비 제조 기업인 윤성에프앤씨가 지난해 대형 계약을 잇달아 수주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믹서, 코터 등 양극재 공정 필수 장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시장 평가가 나온다.

윤성에프앤씨는 최근 대웅바이오에서 130억원 규모의 미생물 전용 바이오 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대웅바이오의 경기 화성시 향남공장 바이오의약품 제작 시설에 믹싱설비를 공급·설치하는 사업이다. 믹싱이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원자재를 계량해 혼합하는 과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로 사업 안전성과 품질 기준을 동시에 인정받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성에프앤씨는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인 KGMP 인증도 획득했다. 이 같은 경영·품질 관리 노력은 대규모 사업 계약 체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SK온·포드 합작기업 블루오벌SK와 98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9월엔 유럽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와 104억원 규모 계약을, 12월엔 1147억원 규모 배터리 믹싱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상대의 정보는 상대 요청에 따라 공시를 유보했다.

회사 매출 등 경영 실적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은 윤성에프앤씨의 2023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1494억원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40% 늘어난 202억원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3485억원,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383억원으로 예측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연속식 믹서는 믹싱 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뛰어난 효율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배치 타입 믹서보다 공간 효율을 4배가량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식 코터 기술력도 전극 제조 생산성을 높일 전망이다. 코터는 2차전지 배터리 성능의 효율을 결정하는 전극공정의 핵심 장비다. 습식이 아닌 건식 코터를 사용하면 배터리 원가를 최대 20~25% 절감할 수 있다. 윤성에프앤씨는 2021년부터 국책과제 공동연구기관으로 건식 코터 기술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속식 믹서와 차세대 건식 코터가 경쟁사엔 ‘기술적 해자’”라며 “두 기술을 언제 상용화하는지에 따라 추가 성장 여력도 있다”고 했다.

박치영 윤성에프앤씨 대표는 “이번 수주는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고객과의 상호 신뢰를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믹싱설비 사업 분야에서 기존 고객사 외에 신규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djdd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