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쇼핑몰서도 뚫리더니…정부, 슬롯 꽁 머니 보안 강화한다

개인정보가 담긴 영상이 유출되는 주요 통로인 인터넷(IP) 슬롯 꽁 머니에 대한 보안이 강화된다. 복잡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기능을 의무화하고 병원, 쇼핑몰 등에선 보안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제도를 바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은 슬롯 꽁 머니 해킹 및 영상 유출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슬롯 꽁 머니 보안강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슬롯 꽁 머니는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돼 다른 기기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카메라다. 가정, 사업장, 의료기관, 공공시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안전 관리용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가정, 병원, 수영장 등 일상생활 공간에서 슬롯 꽁 머니 해킹을 통한 사생활 영상 유출이 이어지는 등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의 슬롯 꽁 머니가 해킹돼 중국 유해사이트에 500여건의 개인정보가 노출되기도 했다.

이번 정책은 디지털 사생활 보호를 위해 부처 간 협의와 슬롯 꽁 머니 제조사, 유통 플랫폼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했다. 슬롯 꽁 머니 제조·수입부터 유통, 이용 등 단계별 보안 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슬롯 꽁 머니 해킹은 복잡도가 낮은 비밀번호를 파악해 발생한다. 해킹 방지를 위해선 안전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도 국내에서 유통되는 슬롯 꽁 머니는 초기 인터넷망 접속 시 새로운 비밀번호를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단순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경우 해킹에 노출될 수 있다. 정부는 관련 기술기준(고시)을 개정해 슬롯 꽁 머니 제품 설계 시 높은 보안 수준의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기능을 탑재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주요 시설에선 보안이 강화된 슬롯 꽁 머니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공공부문은 작년 3월부터 슬롯 꽁 머니 설치 시 보안인증을 받은 제품을 도입해야만 한다. 민간부문도 병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과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설은 보안이 강화된 슬롯 꽁 머니를 사용하도록 제도를 바꾼다. 주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에 설치하는 슬롯 꽁 머니는 보안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공공·민간의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이 법안에 다중이용시설 등 국민 일상과 밀접한 곳에 설치하는 슬롯 꽁 머니에 대해 보안인증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전파 인증(KC 인증)을 받지 않은 슬롯 꽁 머니의 국내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집중 단속기간도 운영한다.

슬롯 꽁 머니 이용자가 제품의 보안 수칙을 인지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용자 안내도 강화한다. 슬롯 꽁 머니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앱에서 제조사가 안전한 비밀번호 설정·변경 등을 공지하도록 지도한다. 사업장에도 보안 수칙 이행을 안내하고, 영상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안 수칙 이행 여부를 조사해 미이행 시 과징금을 부과한다.

향후 슬롯 꽁 머니 보안 실태조사 및 소비자·시민 단체 의견 등 국민 여론 수렴을 통해 해외직구 제도 변경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는 개인사용 목적으로 모델별 1인 1개 해외직구를 허용 중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슬롯 꽁 머니가 널리 쓰이고 있어 이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관계 부처, 업계와 협력해 슬롯 꽁 머니 보안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