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더해진 정치불안…尹 추가 담화에 환율 또 '출렁' [슬롯 머신 프로그램 외환시장 워치]

11월 이후 원화가치 -3.3%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보관 중인 미국 달러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강달러 흐름에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원화 가치가 11월 이후 3.3%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당국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환율은 서서히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말 1379원90전에서 지난 10일 1426원90전으로 상승했다. 원화가치 하락률은 3.3%였다. 이는 글로벌 통화 중 가치 하락폭이 큰 편이다.이 기간 미국 달러화지수가 2.3% 상승하면서 대부분 국가의 통화 가치는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1.0%, 중국 위안화는 -1.8%, 인도 루피화는 -0.9% 등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3.3%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절하됐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고,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된 영향이다. 엔화는 통화가치가 0.1% 상승했다.

11월말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11월 중 일평균 변동폭은 4원70전으로 10월(4원90전)보다 오히려 축소됐다. 변동률은 0.34%로 선진국 중 호주(0.34%)와 함께 1위였다.

하지만 12월3일 계엄선포 이후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환율 수준도 20원가량 올랐다. 정치 불안이 원화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것이다.12일 원·달러 환율은 3원10전 내린 1429원10전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30분경 1428원20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추가 담화가 나온 후 상승 전환해 오전 중 1430원 초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윤 대통령의 담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동성이 축소되고 수준도 약간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외화자금시장의 가격지표인 원·달러 스와프레이트(3개월)는 -1.62%로 전월보다 0.022%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외화자금사정이 양호하다"며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 발표로 외화자금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