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란 슬롯 머신 게임' 신경전…"300억 혈세낭비" vs "수사 말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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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머신 게임안 놓고 與野 날 선 공방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17일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내란 슬롯 머신 게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여야가 각각 마련한 슬롯 머신 게임안을 놓고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늘 특검 수사 대상에서 외환(外患) 유치 의혹과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제외하고 수사 기간과 인원을 축소한 ‘비상계엄 슬롯 머신 게임’을 당론으로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슬롯 머신 게임안에 대해 “수사를 대충 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슬롯 머신 게임은 말만 슬롯 머신 게임이지 수사를 대충 하고 적당히 덮자는 것”이라며 “합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합의가 필수 조건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이 수사 대상을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로 한정했다고 한다”며 “무법천지 독재국가를 꿈꾸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비상계엄 슬롯 머신 게임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앞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108명 전원 이름으로 슬롯 머신 게임을 당론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최악보다는 차악이 낫다는 생각”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비상계엄 슬롯 머신 게임은 민주당 안에 담긴 외환 유치 의혹과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골자다. 수사 기간과 수사 인력도 민주당 안보다 축소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 6당이 지난 9일 발의한 ‘내란 슬롯 머신 게임’에는 수사 대상에 외환 유치 의혹을 명시하고 특검팀 규모를 155명, 수사 기간은 150일로 못 박았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을 도입할 경우 예산만 300억 원을 사용한다”며 “국민 혈세와 국력을 낭비하는 특검을 철회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특검안 협상을 앞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슬롯 머신 게임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민주당 안대로 슬롯 머신 게임안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오늘 중에 꼭 슬롯 머신 게임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